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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이 띄운 승부수, 자충수 될라

김상태기자
등록일 2022-05-30 20:11 게재일 2022-05-31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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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경기·제주지역 후보들<br/>김포공항 이전 공약 정면 반발<br/>당내 지도부·소신파 등도 가세최근 내홍 가라앉자마자 ‘분란’
더불어민주당이 ‘박지현발 쇄신론’으로 촉발된 내홍이 간신히 봉합되자 이번엔 ‘이재명발 김포공항 이전’을 놓고 또다시 분란에 휩쌓였다.

지방선거를 코앞에 두고 민주당 판세가 불리하다는 자체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김포공항 이전을 놓고 경기·제주지역 후보가 정면으로 반발하면서다.


김포공항을 인천공항으로 이전·통합하고 그 자리를 개발하자는 이 후보의 주장에 대해, 성남(서울)공항을 김포공항으로 이전·통합하는 공약을 내건 민주당 경기 지역 후보들이 즉각 반발했다. 또 김포공항의 국내선 기능이 인천공항으로 옮겨지면 제주 관광객이 줄어들 우려가 있다며 제주 지역 민주당 후보들도 거세게 반발했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국민의힘도 비판에 가세하면서 이 이슈가 지방선거의 막판 변수로 급부상해 이 후보의 마지막 ‘승부수’가 자칫 ‘자충수’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번 논란은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한 이 후보가 김포공항을 이전해 수도권 서부를 개발하자고 주장한 데서 비롯됐다.


민주당 일각에선 김포공항 이전 문제는 당차원에서 논의해야될 만큼 중차대한 국가 사안인데 당과 협의 없이 국회의원 후보가 내놓는 게 말이 되냐는 격앙된 반응이다.


30일 조응천(경기 남양주갑)의원은 이 후보가 내건 김포공항 이전 공약에 대해 “(대선 때) 제가 여러 가지로 분석해서 이건 안 된다고 얘기했었다”며 반대 입장을 재차 밝혔다. 국회 국토교통위 간사인 조 의원은 이날 라디오 방송에서 ‘그런데 왜 다시 국회의원 보궐선거 공약으로 나온 것이냐’는 질문에 “슬롯(시간당 최대 이착륙 횟수)을 획기적으로 늘리지 않는 이상 인천공항에서 제주로 가는 국내선을 처리할 여력은 없다”고 말했다.


민주당 오영훈 제주지사 후보와 송재호 제주도당위원장도 합동 기자회견을 통해 “제주의 미래와 자주권은 이재명 후보에게 있지 않다”며 “이 후보가 제주 지역 국회의원들과 상의하지 않은 것은 매우 유감”이라며 반대입장을 밝혔다. 전날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도 “김포공항 이전 공약을 놓고 민주당 내 엇박자가 나고 있다. 콩가루 정체성 그 자체”라며 비판에 가세했다.


윤호중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은 당내 논란에 대해 “해당 지역 후보들이 득표율이 유리하다고 판단해서 내놓았으리라 본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윤 위원장은 이날 라디오 방송에서 “김포공항 이전공약은 중앙당 공약이 아니다”며 “각 지역에서 자기들 입장에서 정책 제안을 한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당내 소신파인 우상호 의원도 이날 라디오 방송에서 “선거 막판에 여러가지 잡음을 낸 지도부가 큰 실책을 했다. 책임을 져야 될 문제”라며 지도부를 싸잡아 비판했다. 또한 당 안팎에선 이 후보의 ‘김포공항 이전’공약이 선거 공보물에 담겨 있지 않아 “급조된 선거용 공약”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김상태기자kst@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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