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구미 등 민주 선거운동원 등<br/> 유세 중 행인들로 폭행·욕설 테러<br/> 열세지역 공략·봉변 겹쳐 이중고<br/>‘지역주의 타파’ 방지 대책 세워야
6·1 지방선거가 막바지로 치닫고 있는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선거운동원들이 잇따라 봉변을 당하고 있다. 상대 진영에 대한 증오가 반복되는 ‘정치 지역주의’가 또 다시 부활한 것이다. 이들은 유세 과정에서 행인으로부터 욕설과 폭행을 당하는 수난을 겪고 있다. 가뜩이나 열세지역에서 힘겨운 선거전을 펼치고 있는 후보들로선 편견과 텃세와 맞서 싸워야는 이중고를 겪고 있는 셈이다.
국민의힘 대구경북 기초단체장·광역의원들이 대거 무투표 당선된 것도 ‘정치 지역주의’의 산물이라고 볼 수 있다. 대구경북 전체 선거구 중 무투표 당선자는 기초단체장 3명·광역의원 37명에 달한다. 지역주의 심화는 이번 선거에 출마한 민주당 후보에게 또 하나의 장벽이 되고 있다. 공공연한 적의심과 보이지 않는 견제 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이로 인한 폐해가 고스란히 유권자들에게 돌아가고 있다는 지적이다. 불신을 초래하고 지역주의 벽을 더욱 공고히 한다는 것이다.
30일 민주당 대구시당에 따르면 최근 후보자와 선거운동원에 대한 폭행이 잇따아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받고 있다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당국의 적극적인 선거관리를 요청했다.
최근 수성구청장 후보로 출마한 강민구 후보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무차별적인 욕설 테러를 당했다고 밝혔다. 강 후보는 길거리 퇴근 유세 중 20대 청년들이 다가와 다짜고짜 입에 담지도 못할 욕설을 하고 도망쳤다고 전했다. 더욱 기가 막힌 것은 이들이 지나가는 사람과 건너편의 상대 후보에게 자신의 의협심을 자랑하듯이 했다는 것이다. 강 후보는 “오늘, 참으로 서글픈 대구의 현실이다”며 착잡함을 전했지만, ‘민주당 당적을 가진 게 무슨 큰 잘못이냐’며 당원들은 울분을 터트렸다고 했다.
서재헌 민주당 대구시장후보 선거운동원도 행인들로부터 욕설과 함께 폭행당했다.
서 후보측은 입장문을 통해 “남구 대명동 안지랑네거리에서 선거운동을 진행하던 선거운동원들이 행인들에게 욕설과 위협, 폭행을 당한 사건이 발생했다. 선거운동원들은 인근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고, 발목에 깁스를 한 분도 있다.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그리고 있어서도 안 될 일이다”고 전했다. 서 후보측은 대구남부경찰서를 찾아 사건 수사를 촉구했다고 밝혔다. 서 후보측은 신속한 수사와 별도로 이러한 일이 되풀이되지 않으려면 당국의 보다 적극적인 선거 관리가 필요하다고 하소연했다. 경북 구미에서도 민주당 선거운동원이 유세 중 폭행을 당해 가해자를 고소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장세용 구미시장후보 측에 따르면 지난 22일 구미시 선산시장 유세 도중 남성 3명이 선거운동원 A씨를 폭행했고, 피해자는 충격으로 치료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폭행한 3명은 당시 술에 취한 상태였고, 이들은 현장에서 현행범으로 체포돼 조사를 받았다.
민주당 관계자는 “선거운동원에 대한 폭력과 상대 진영에 대한 증오가 반복 되고 있다”며 “철저한 수사와 재발 방지대책”을 촉구했다.
지역정가 관계자는 “정권교체 이후 지역주의가 더욱 견고해지는 상황”이라며 “국민의힘과 민주당 모두 상대방 텃밭지역 관리에 대한 특단의 대책을 내놓지 않으면 다음 선거에서도 똑같은 일이 일어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상태기자kst@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