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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날 따로 행사 보란 듯 세력 대결

김진호기자
등록일 2022-06-27 20:14 게재일 2022-06-28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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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힘 주도권 쟁탈 모양새 가속<br/>윤핵관 장제원 주도 ‘혁신포럼’<br/>김종인 강연에 권성동 등 참석<br/>이준석 띄운 혁신위는 첫 회의<br/>안철수·김기현 움직임도 관심

여당인 국민의힘 내부에서 당내 주도권 쟁탈전이 벌어지고 있다. 우선 친윤계와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를 둘러싼 당내 세 대결이 본격화하고 있다. 이른바 ‘윤핵관’으로 불리는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이 주도하는 ‘혁신 포럼’과 이 대표가 주도한 ‘혁신위원회’와 같은 날 행사를 가지면서 이같은 분석에 더욱 힘이 실리고 있다.

27일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미래혁신포럼 강연에는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강연했으며, 국민의힘 의원 약 60명이 참석했다. 권성동 원내대표를 비롯해 유상범·정점식·김정재·박성민 의원 등 윤 대통령과 가까운 것으로 알려진 의원들이 다수 참석, 친윤 세력이 집결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또 이날 강연이 ‘혁신’을 주제로 진행돼 당 혁신위원회를 견제하려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다. 특히 안철수 의원은 강연장 맨 앞줄에서 장 의원과 함께 김 전 위원장을 가운데 두고 앉아 ‘친윤계’와 연대하는 모습이었다. 안 의원은 강연 뒤 기자들과 만나 “포럼이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갈 것인지를 보고 제가 역할을 할 수 있다면, 법안으로 실행에 옮길 수 있다면 못할 이유는 없다”고 포럼에 정회원으로 참석할 가능성도 열어 뒀다.


이준석 대표가 6·1지방선거 승리 직후 띄운 혁신위도 국민의힘 당내 주요세력으로 부상할 전망이다. 지난 23일 닻을 올린 혁신위는 위원장인 최재형 의원을 포함해 15명으로 구성됐다. 김미애, 서정숙, 한무경 의원이 위원으로 참여하고, 조해진 의원이 부위원장으로 임명됐다. 3050세대가 주축이다. 혁신위는 이날 첫 회의를 열고 본격 가동에 들어갔다. 출범 전부터 친윤계 의원들로부터 “혁신위는 이준석 사조직”이라는 비판에 직면했던 최재형 혁신위원장은 “혁신위는 최고위 전원 동의를 얻고 출범한 조직”이라며 당내 갈등 전선과 거리를 뒀다. 하지만 당내 갈등의 중심에 선 이 대표가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공개 발언을 생략하고 친윤계 의원들과 관련한 내홍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는 시종일관 침묵을 유지하고 있어 갈등설을 부채질하는 모양새다.


이에 앞서 국민의힘 원내대표를 지낸 김기현 의원도 지난 22일 국회 공부 모임 새미래를 발족함으로써 주도권 쟁탈전의 포문을 열었다. 김 의원은 계파 논란으로 친윤계가 주축인 국민의힘 의원 모임 민들레 발족이 늦춰진 사이 먼저 행동에 나선 셈이다. 새미래의 표면적 목표는 차기 총선 승리 견인이지만 “당대표 도전을 위한 세 규합이 실질적 목표가 아니냐”는 분석이 많다.


다만 친윤계가 주축이 돼 정치권의 주목을 받았던 민들레는 잠시 숨을 고르고 있다. 당초 민들레는 대통령 당선인 비서실장을 지낸 장제원 의원을 비롯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인수위)에서 활동한 의원 다수가 참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재, 박수영, 배현진, 송석준, 이용, 이용호, 이철규, 정희용 의원 등으로 모두 친윤 성향이다. 다만 계파 우려가 일자 장 의원은 “정우택 선배, 조해진 의원도 참여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안다”며 해명했다.


그러나 당정 협의체 성격을 띨 것이라는 보도가 이어지면서 계파 형성에 대한 우려도 갈수록 커져 결국 ‘윤핵관 중 윤핵관’으로 불리는 권 원내대표가 “단순 공부 모임 이상으로 비칠 수 있는 모임은 자제하고 지양하는 것이 맞다”며 제동을 걸었고, 발족이 미뤄졌다. 장 의원은 민들레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밝힌 상태다. 그래도 민들레는 조만간 활동을 재개할 가능성이 크다. 민들레 간사를 맡은 이용호 의원은 “민들레 열차를 잠시 멈추고 의견을 나눠보는 게 필요하겠다. 오해를 풀고, 소나기는 피해가야 한다”고 말했기 때문이다. 현 상황을 잠시 지나가는 소나기로 표현한 만큼 계파 논란이 잦아들 때까지 시간여유를 갖고 모임 성격을 조정하겠다는 심산이다.


/김진호기자 kjh@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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