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이준석 윤리위 앞둔 시점 ‘이오회’에 중진들 대거 참석 눈길<br/>민주, 이재명 출마 전망에 친명계 거취 정리… 친문, 대항마 골몰
여야 정치권이 모두 당권경쟁으로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여당인 국민의힘은 지난 28일 서울·수도권 당협위원장들의 모임인 ‘이오회’에 잠재적 당권 주자로 분류되는 중진 인사들이 대거 참석하면서 당권경쟁이 현실화하고 있다.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이재명 고문의 출마강행 입장이 알려지면서 친명계 의원들의 불출마 선언에 이어 친문계 의원들과 소장파의원들의 물밑 합종연횡이 본격화하고 있다.
29일 정치권에 따르면 전날 저녁 서울 성동구 한 호텔에서 열린 이오회 정례 모임에 김기현·안철수·윤상현·박성중·송언석 의원, 심재철·나경원 전 의원과 오세훈 서울시장이 참석했다. 국민의힘 수도권 원외 당협위원장들을 중심으로 결성된 ‘이오회’가 정례 모임을 가진 것은 6·1 지방선거 이후 처음이다. ‘25명이 25일에 모였다’는 의미로 ‘이오회’라고 이름 붙여진 이 모임은 현재 국민의힘 서울·수도권 지역 전체 원외 당협위원장들의 모임으로 확대됐다.
전날 모임이 주목받은 것은 김기현·안철수·윤상현 의원, 나경원 전 의원 등 당 안팎에서 차기 당권주자 후보군으로 거론되는 중진 인사들이 다수 참석했기 때문이다. 정치권에서는 중진 인사들이 서울·수도권 원외 당협위원장들과 만나 물밑 스킨십을 이어가며 차기 당권을 향한 당심 다지기에 들어간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이번 모임이 주목받은 것은 이준석 대표의 윤리위 징계 심사를 앞두고 조기 전당대회설이 거론되고 있는 당내 분위기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게 정치권의 분석이다.
특히 전날 안철수 의원이 이오회에서 당권 도전을 시사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는 출처불명의 ‘지라시’가 나돌아 큰 파문이 일었다. 안 의원이 대선후보였던 민주당 이재명 의원을 거론하며 대선주자인 자신이 당대표로 적합하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안 의원은 이날 오전 행사 참석 후 기자들과 만나 “이오회에 굉장히 많은 분들이 모였는데 그분들에게 사실 확인을 해보면 된다”며 “누군가 시선을 자기들이 아니라 다른 쪽으로 모으기 위해 악의적인 거짓말을 퍼뜨린 것이다. (당권이나 이재명 의원에 대한 언급은) 전혀 없었다”고 말했다.
야당인 더불어민주당 차기 당권경쟁 구도 역시 서서히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이재명 상임고문이 출마 강행에 무게를 둔 것으로 알려지면서 당권도전을 가늠해보던 주자들이 잇달아 거취를 정리하며 대진표가 압축되고 있다. 친문 유력 주자였던 전해철(3선)·홍영표(4선) 의원이 출마를 포기했고, ‘86(80년대 학번·60년대생) 그룹’ 대표주자 이인영 의원은 물론 이재명계 우원식 의원도 사실상 불출마로 기운 것으로 전해졌다. 전대 출마를 선언했던 정청래 의원도 친이재명 행보를 보여온 만큼 막판에는 출마를 접지 않겠느냐는 관측이다.
당내 다수파인 친문계로선 이 고문에 맞설 대항마를 찾는 것이 우선 과제가 됐다. 현재 출마가 예상되는 나머지 중진급 인사로는 범친문으로 분류되는 설훈(5선)·박범계(3선) 의원과 계파색이 상대적으로 약한 김민석(3선) 의원 정도다. 재선의 강병원·강훈식·박용진 의원이 주창하는 ‘97(90년대 학번·70년대생) 그룹 기수론’도 변수다.
/김진호기자 kjh@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