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공백 35일 만에 여야 합의…5선의 민주 김진표 국회의장 선출
한달여 국회공백 상태를 빚었던 여야의 국회 원구성 협상이 4일 극적으로 타결됐다. 이에 따라 여야는 이날 본회의를 열고, 더불어민주당 김진표 의원을 국회의장으로 공식선출했다.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의원총회 모두발언에서 “오늘 본회의에서 후반기 국회의장단 선출에 국민의힘이 협조한다면 민주당은 ‘빠른 시일 내에 국회 상임위원장을 여야 합의로 선출하자’는 국민의힘 제안을 수용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35일간의 국회의장단·상임위 공백 사태가 해소되며 21대 후반기 국회가 정상출범할 수 있게 됐다.
박 원내대표는 “우리 민주당은 한 달 넘게 협상의 끈을 놓지 않고 양보와 인내를 거듭해왔다”며 “초대형 복합 위기 앞에 풍전등화의 신세로 내몰리고 있는 민생을 지키기 위해서 더 이상의 국회 공전은 방치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민주당은 오후 2시 본회의장에 들어가 의장 선출 절차를 바로 착수하지 않고 국민의힘 입장을 기다리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국민의힘엔 약속 대 약속을 이행할 의무가 여전히 남아있다”면서 “법사위와 예결위의 정상화를 통한 국회 개혁과 사개특위 운영 등 쟁점에 대해선 상임위원장 선출과 원 구성 협상 과정에서 계속 협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 원내대표는 “민주당은 오늘부로 민생을 가로막는 벽들을 하나씩 허물어 나가겠다”며 “이제 개점 휴회 상태를 끝내고 고물가 고금리 고환율 등 민생 경제 위기에 적극적으로 대응해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어 “오늘 국회의장이 선출되면 유류세 인하, 밥값 지원법과 같은 시급한 입법과 인사청문회 등 현안 처리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여야는 이날 더불어민주당 출신 5선의 김진표 의원을 제21대 국회 후반기 국회의장으로 공식 선출했다. 김 의원은 이날 오후 여야가 참석한 가운데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표결 결과, 총 투표수 275표 중 255표를 얻어 국회의장에 당선됐다. 김 의원은 국회법에 따라 탈당해 무소속이 됐으며, 21대 국회가 끝나는 2024년 5월까지 의장직을 수행하게 된다.
원 구성 협상 난항으로 국회가 공백 상태로 접어든 지 35일 만에 여야 합의로 국회의장이 선출된 것으로, 여야는 국회 정상화를 위해 상임위원장단 선출을 위한 협상을 이어갈 전망이다.
민주당은 이날 노동계 출신 4선 의원인 김영주 의원을 제21대 국회 후반기 야당 몫 국회부의장으로 선출했다. 전임자인 김상희 전 부의장에 이은 헌정사상 두 번째 여성 국회부의장이다.
이에 앞서 여야는 전날 양당 원내대표 및 수석부대표가 참여하는 ‘2+2 회동’을 심야까지 벌였으나 서로 입장 차만 확인하며 합의는 불발됐다. 이날 오전 여야 원내대표는 전날 협상 결렬의 책임을 상대에게 돌리며 공방전을 벌였고, 민주당은 오후 본회의에서 국회의장단 단독 선출을 강행하겠다고 예고했다.
그러나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가 이날 오전 의원총회를 마치고 ‘상임위원장 선출을 여야 합의로 한다면 국회의장단 선출에 협조하겠다’는 제안을 내놓으면서 막판 협상이 극적으로 타결됐다. 양당 원내대표는 민주당 의원총회 직전 통화를 했으며 박 원내대표는 국민의힘의 제안을 수용하겠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김진호기자 kjh@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