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 공공기관 통폐합 추진에<br/>산하 기관장 4명 ‘줄사퇴’ 현실화 <br/>시의회 “급한 추진, 능사 아니다”<br/>우려 속 ‘속도 조절’ 주문했지만<br/>홍준표 시장 “임기 일치 조례안 <br/>제출 하겠다” 개혁 고삐 드잡아
대구시의회가 홍준표 대구시장이 추진하는 산하공공기관 통폐합에 대해 처음으로 우려의 목소리를 내며 속도조절을 주문하고 나섰다.
대구시는 산하 공공기관을 18개에서 10개로 줄이는 강도높은 구조조정 방침을 정하면서 공공기관장들의 사퇴가 이어지는 등 진통을 겪고 있다.
대구시의회는 홍준표 대구시장이 추진하는 산하공공기관 통폐합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내며 속도조절을 주문하고 나섰다.
11일 대구문화재단 이승익 대표, 대구오페라하우스 박인건 대표, 대구관광재단 박상철 대표가 사의를 표명했다.
이날 이승익 대표 등 3개 문화단체 대표는 공동 입장문을 통해 “홍준표 대구시장이 대구 50년 미래를 준비하는 토대를 만들기 위해 추진하는 강도 높은 공공부문 개혁과 사회적 책임강화 정책에 힘을 싣고자 이같이 의견을 모았다”면서 “남은 임기와 무관하게 대표직을 내려놓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통폐합 과정에 각 기관의 고유기능을 최대한 살려서 특화 발전할 수 있게 하고 무리 없는 직원 고용승계 절차가 이뤄지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다만 관련 조례 개정과 기존 재단법인 청산 등 절차를 고려해 대표직 사임 시기는 관계부서와 협의해 오는 9월 하순 중으로 정하기로 했다.
앞서 지난 6일 취임 3개월여만에 사의를 표명한 정명섭 대구도시공사 사장의 사의 표명에 이어 3개 문화단체 대표가 사의를 표명함에 따라 홍준표 대구시장의 공공기관 통폅합에 따른 산하 기관장의 줄사퇴가 현실화되고 있다.
대구시는 앞서 이철우 대구콘서트하우스 관장에게 ‘오는 21일까지 근무하고 22일자로 사직한다’는 내용의 권고사직을 통보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홍 시장은 취임 이후 문화계 구조조정을 포함해 산하 공공기관을 18개에서 10개로 줄이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대구콘서트하우스와 대구문화예술회관, 대구문화재단, 대구관광재단, 대구오페라하우스, 대구미술관 6개 기관을 묶어 대구문화예술진흥원으로 만드는 안을 추진하고 있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11일 자신의 SNS(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이번 시의회 첫 회의에서 단체장, 정무직, 공공기관장 임기를 일치시키는 조례를 제출할 예정이다”면서 “원래 양심적인 공직자라면 의례 그렇게 해야 하는데 임명권자가 바뀌었음에도 임기를 내세워 비양심적인 몽니를 부리는 자체가 어불성설”이라고 현 대구시 산하 기관장을 재차 압박했다.
대구시의회는 11일 확대의장단 회의를 열어 대구시로부터 공공기관 구조혁신 관련 조례 등에 대한 설명을 듣고 “공공부문의 쇄신과 혁신을 위한 홍 시장의 노력은 잘 알지만 급하게 추진하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는 의견을 밝혔다. 시의회는 이어 “통폐합을 위한 통폐합이 아니라 독립기관으로서의 향후 발전 가능성 등 장기적인 안목을 갖고 더 꼼꼼하게 (공공기관 구조혁신을) 추진해 달라”고 주문했다.
/이곤영기자 lgy1964@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