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에 담긴 물이 잔잔해야… ’<br/><br/>강익중 지음<br/>송송책방 펴냄·인문
세계적 미술가 강익중(62)의 화집 ‘마음에 담긴 물이 잔잔해야 내가 보인다’(송송책방)가 출간됐다.
이 화집에는 강익중이 뉴욕으로 간 1984년 이후부터 올해까지 작업한 주요 작품들의 이미지와 작업하는 모습, 작품 설치하는 현장 등을 담은 사진, 작가 인터뷰, 작업 노트 등 지난 38년 동안 작가의 작품과 삶이 들어있다.
1994년 미국 휘트니 미술관에서 백남준과 2인전 ‘멀티플/다이얼로그’를 할 때 사진처럼 역사에 남은 현장을 보여주는 사진도 있고, 작가의 가족 및 지인들과 찍은, 작가 개인의 역사에 의미 있는 사진도 있다. 강익중의 대표적 스타일인 ‘3인치 캔버스’를 처음 그릴 때인 1985년 당시 작업하는 사진도 실려 있다. 이 책은 시간과 공간 작품의 연결성 등은 염두에 두지 않고 재배치했다. 강익중 작가의 삶과 작품을 해체하고 재구성한 셈이다. 따라서 500쪽짜리 이 책에는 목차가 존재하지 않는다. 그러나 가만히 책장을 넘기다보면 배열에 어떤 흐름이 있음을 알게 된다. 3인치 작품 사진에서 여러 명의 인물로, 인물에서 구 형태의 작품들로 이어지다 강물이 돼 흐른다.
또한 여러 번 넘기다보면 볼 때마다 새로운 것을 발견하게 된다.
백남준 선생과 함께 찍은 사진이 보이기도 하고, ‘배가 고프면 나도 모르게 화가 난다’ 같은 ‘내가 아는 것들’ 전시의 재미난 문구도 눈에 띈다. 먼지 가득한 작업실에서 목재를 자르는 작가도 보이고, 영국 런던 템스강에 띄운 거대하고 아름다운 설치 작품에 감탄하게 된다. 그 가운데 백미는 천진하고 단순하면서도 깊이 있는 강익중 시 모음이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