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심은 독재정권을 무너뜨리기도 하지만 독재자를 만들기도 한다. 역대 대통령들의 지지율도 그런 민심을 반영한다. 정권이 출발할 때의 지지율은 문재인(84%), 김영삼(71%), 김대중(71%), 이명박(52%) 순이었고, 지지율의 최고점은 문재인(84%), 김영삼(83%), 김대중(71%), 박근혜(67%) 순으로 기록했다. 임기 말의 지지율은 문재인(45%), 노무현(27%), 김대중(24%), 이명박(23%) 순이었는데 김영삼, 김대중, 이명박, 노무현은 친인척의 비리가 드러나 지지율이 하락했고 박근혜는 탄핵으로 임기를 채우지 못 했다.
눈여겨 볼 것은 직선제 이후 역대 대통령 중에서 문재인의 지지율이 단연 1위라는 사실이다. 평균(52.6%)도 1위고, 최고점도 1위, 임기말 지지율도 압도적 1위다. 불가사의한 일이라는 말도 있지만, 갈라치기와 ‘쇼통’의 효과라고 보는 게 맞을 것 같다. 민중이 촛불시위로 대통령을 탄핵했다는 흥분된 분위기에다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나라’에 대한 기대가 절대적 지지로 모아진 것일 터이다. 편을 갈라 상대를 적폐로 몰고, 포퓰리즘과 프로파간다로 민심이반을 막은 것이 주효했던 것 같다.
최고의 지지율을 자랑하지만 정작 임기 5년 동안 문재인 정권이 잘 한 거라고는 눈을 씻고 봐도 없다. 경제를 파탄내고 외교를 망쳤으며 안보는 오히려 적을 이롭게 하기에 급급한 꼴이었다. 역대 최악의 대통령이라는 말이 무색할 지경인데도 소위 ‘대깨문’들은 사이비 교주를 맹신하는 신도들처럼 요지부동이다. 그들은 목이 터져라 ‘조국수호’를 외쳤고, 이제는 ‘개딸’들이 되어 수많은 범죄 의혹에 연루된 이재명을 결사옹위하고 있다. 이런 일련의 사태들을 보노라면 민심이란 게 과연 무엇인지를 생각하게 된다.
이명박 정권은 상당한 기대를 모으며 출발했지만 얼마를 못가서 광우병파동으로 지지율이 곤두박질쳤다. 그 여파로 그의 대표적 국책사업인 4대강사업도 최악의 실책으로 매도되었다. 하지만 4대강사업은 서울시장 시절의 청개천복원사업과 함께 역사적인 업적이 아닐 수 없다. 어느 정권도 엄두를 못 낼 일을 토목사업의 CEO였던 대통령이 해낸 것이다. 광우병파동은 그야말로 광란이었고, 박근혜를 탄핵시킨 촛불시위도 그보다 훨씬 더 나쁜 정권을 탄생시킨 동력이 되었음을 솔직히 인정해야 한다.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이 급락하고 있다. 이제 겨우 시작한지 두 달 남짓 되었는데 이전 정권과는 극명한 차이를 보인다. 그가 한 일이라고는 청와대를 국민에게 돌려준 것과 한미동맹을 공고히 하고 자유우방들과의 외교를 정상화 한 것, 지난 정권이 파괴한 법치를 바로 세우고 그동안 은폐해온 악폐를 청산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 등이다. 인사과정에 다소의 잡음이 있었던 것과 불어닥친 경제난의 활로를 열지 못 한 아쉬움이 있지만, 벌써부터 폄하하고 실망하기 보다는 기대를 가지고 응원할 여지가 더 많다는 생각이다. 아무튼 지금은 윤석열 정권의 성공을 위해서 좌파세력의 무조건적인 음해와 저항을 막아낼 우파의 결집이 절실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