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 (사)한국혁신연구원 이사장 위현복<br/><br/>시민이 가장 쉽게 할 수 있는<br/>친환경 활동은 에너지 절감<br/>가정마다 30%까지 절약 가능 <br/>탄소중립 현실적 대안 꼽혀
위현복(61·대구시 동구 신천동) (사)한국혁신연구원 이사장은 20대 대학 시절부터 사회혁신과 경제발전에 대해 깊은 관심을 가져왔다. 특히 1989년 여론조사 회사 (주)리서치코리아를 설립하면서 지방자치 발전을 위한 여러 활동을 펼쳐 화제를 모았다.
지난 2015년부터는 지속 가능한 개발이 가능한 도시개발을 위한 (사)한국혁신연구원을 설립해 녹색도시, 저탄소도시 건설을 목표로 활발한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지난 23일 그를 만나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한국의 사회혁신을 위해 한 일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10여 년 전인 2011년 6월 가칭 ‘한국의 기적을 연구하는 사람들’이라는 모임을 만들었다. 당시 대구·경북의 40~50대 기업인과 교수, 법조인, 언론인 30여 명이 주축이 됐다. 이 모임에서 국내외 주요 인사를 대상으로 한국의 근대화·산업화의 산실인 포항제철, 울산산업단지, 구미공단을 둘러보는 팸투어 행사를 개최했다. 한국의 근대화 여정이나 산업화의 현장을 되짚어 보고 기념할 만한 자산으로 만들어야 하겠다는 생각에 사람들을 모으고 경상북도의 지원도 받아서 실시하게 되었다. 당시 팸투어 행사는 아프가니스탄 한국 파견단 20여 명도 함께하면서 국제행사가 되었다.
-‘한국의 기적을 연구하는 사람들’이라는 모임이 한국혁신연구원의 전신인 셈인가.
△그렇다. 이 모임을 토대로 해서 2015년 (사)한국기적의역사연구소를 설립했다. 당시 주낙영 경북도행정부지사(현 경주시장)로부터 “박근혜 대통령의 임기가 끝나거나, 현 경북도지사가 물러나면 ‘새마을세계화운동’이 유명무실화될 가능성이 많은데 대안이 없겠느냐”라는 고민을 듣고 구체적인 활동계획을 구상하게 됐다. 당시는 아프리카, 동남아시아 등을 중심으로 한 후진국 지도자들이 새마을 운동을 배우기 위해 경북도를 집단적으로 찾을 때였다. 주로 경북도의 새마을 운동 발상지, 포스코, 삼성전자 등 산업계 견학 등의 프로그램에 치우쳐 있는 기존 새마을운동 교육 프로그램과 달리 (사)한국기적의역사연구소는 ‘외국인10만불농가체험사업’을 추가해서 실시했다.
-‘외국인10만불농가체험사업’이 이색적으로 들리는데 소개해 달라.
△김천시 농가 중에서 연 매출액이 10만 불이 넘는 부농 100가구를 선정해 근대화된 한국 농촌을 체험하게 하는 프로그램이었다. 2017년 여름 필리핀 농민대표와 농업 관계 공무원 30여 명이 체험프로그램에 참가했을 때 내가 했던 말이 기억난다. 당시 “50년 전 집집마다 설치된 스피커를 통해 ‘우리나라 농업 관계자와 공무원 대표단이 필리핀의 선진 농업 견학을 위해 파견되었다’는 뉴스를 들은 적이 있다. 이제 딱 50년이 지나 여러분이 다시 그 한국에 선진 농업을 배우러 견학을 왔다. 지금부터 50년 뒤 ‘한국 대표단이 선진 필리핀에 다시 배우러 왔다’는 뉴스를 들을 수 있도록 단 한 순간도, 단 한 가지도 허투루 보지 말고 잘 보고, 잘 배워 가시라”라고 했다. 그때 필리핀 대표들이 눈물을 흘리며 환호하던 기억이 새롭다.
-한국혁신연구원에서는 앞으로 어떤 일을 할 계획인가.
△기후변화로 인해 근래 이슈가 되고 있는 ESG 운동을 앞장서서 추진해볼 예정이다. ESG는 기업의 비재무적 요소인 환경(Environment)·사회(Social)·지배구조(Governance)를 뜻하는 말이다. 이중 탄소중립과 연결되는 친환경 활동은 국제적으로 기업과 나라의 가치를 평가하는 주요 지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친환경 활동 중 일반 시민이 가장 쉽게 실천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인가.
△에너지 절약이다.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의 경우, 에너지 절감을 전문적으로 하는 기업이 있다. 이 기업이 다양한 방식을 통해 기업, 가정, 공공기관의 에너지 사용량을 절감해 주면, 절감성과 부분의 일정 비율을 에너지 절감 기업에서 가져가는 시스템이다. 이러한 ‘성과배분 방식’이 우리나라에서는 제도적으로 마련돼 있지 않아 발붙일 여지가 없다. 전기는 각 기업이나 공공기관, 가정 어디서나 30%까지 절감할 수 있다. 선진국에서는 1990년대부터 아주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다. 세계적인 에너지 석학들도 탄소중립의 현실적인 대안은 에너지의 효율을 높이고 전기를 아끼는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