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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급여 준다는데… 어린이집 존폐 위기

김민지기자
등록일 2022-12-15 20:13 게재일 2022-12-16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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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부터 0세 70만원·1세 35만원<br/>매달 영아수당 지급 확대 방침에<br/>가정서 돌봄 학부모 늘어날 전망<br/>포항 어린이집 현재 308곳 운영<br/>정원미달 등 2년새 69곳 문 닫아<br/>정부·교육 정책 상생안 마련돼야
내년부터 양육에 필요한 비용과 어린이집 이용비를 통합해 매월 최대 전 지급하는 ‘부모급여’ 시행이 예정된 가운데, 원아 수 급감으로 존폐 갈림길에 선 어린이집들의 폐원 위기감이 더욱 커질 전망이다.

14일 포항시에 따르면 지난달 25일 정부는 양육자 부담을 완화하고 영아기 통합적인 양육지원 체계를 구축하고자 내년부터 2027년까지 적용할 영유아 보육정책을 발표했다.

그 중 올해 만 0세와 만 1세 가정양육 시 30만원을 지급하던 영아수당이 내년부터 부모급여로 통합된다.

부모급여는 만 0세 아동을 키우며 어린이집이나 아이돌봄서비스를 이용하지 않는 부모에게 매월 70만원, 만 1세 아동을 키우는 부모에겐 월 35만원을 지원한다. 2024년에는 최대 100만원까지 지급될 예정이다.

또, 이와 별개로 0∼95개월의 아이를 키우는 부모에게 10만원을 지급하는 아동수당과 지자체마다 시행하는 출산장려정책 지원은 유지돼 중복 수금이 가능하다.

포항의 경우 어린이집 미이용아동 중 12개월 미만 20만원, 12∼24개월 미만 15만원, 24∼84개월 미만 10만원의 양육수당을 지급한다.

지역에서 아이 1명을 키운다면 양육수당으로만 최대 100만원, 쌍둥이라면 최대 200만원을 지원받게 되는 것이다.

두 배 이상 커지는 부모급여를 받고자 가정에서 어린 자녀를 직접 돌보는 학부모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면서 지역 보육업계에서는 어린이집 폐원 가속화를 우려하고 있다.

실제로 포항의 어린이집 수는 지난 2020년 377곳이었으나 2021년 345곳, 2022년 현재 308곳으로 2년간 69곳이 사라졌다.

포항에서 어린이집 교사로 일하는 신모(29·북구 양덕동)씨는 “12월부터 내년 초까지는 원아모집시기다. 이 시점에서 영아수당이 오르면 모집인원을 채우지 못해 담임을 맡지 못하고 일자리를 잃는 교사가 생겨날 것”이라며 “집에서 학부모가 해줄 수 있는 놀이나 경험에는 분명 한계가 있기에 어린이집과 같은 교육시설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미선 포항시어린이집연합회장은 “어린이집 유형과 상관없이 포항 지역은 물론 전국적으로 원아 수가 급감하고 있다. 교사의 수는 비슷한데 등록 아동은 점차 감소하니 인력을 줄일 수 밖에 없다”며 “출산 장려의 목적은 공감하지만 시기에 맞는 교육도 필요하다. 영아반 인건비를 100% 지원, 담당 영아 수 축소 등 교육의 질을 높일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 모두가 상생할 수 있는 방향으로 나아갔으면 한다”고 전했다.

포항시 여성가족과 관계자는 “보건복지부에서 전국적으로 시행하는 제도로 포항시에서도 내후년까지 단계적으로 시행될 예정이다”고 말했다.

/김민지기자 mangchi@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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