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 경주 남산 조사·소개하며<br/>어린이박물관 개설 등 교육 힘써<br/>선생이 기거하던 생활관 활용해<br/>소규모 전시·체험공방 운영 계획
평생 경주 남산을 조사하고 소개하고 경주의 어린이들에게 우리 문화의 아름다움과 자긍심을 가르쳤던 ‘마지막 신라인’ 고(故) 고청 윤경렬(尹京烈·1916∼1999) 선생의 생애를 기리는 고청기념관이 19일 개관한다.
선생이 생전에 기거하던 고청생활관(고청 고택·고청사)과 고청기념관(경주시 양지길 39-3, 이하 기념관)이 고청 선생이 타계한 지 23년 만에 경주시민들의 문화사랑방 역할을 하게 됐다.
2002년 고청 윤경렬 선생의 제자들이 주축이 된 고청기념사업회 창립총회에서 선생의 업적을 선양하고 그의 손때가 묻어 있는 옛집을 보존, 활용하고자 기념관과 추모비 건립 등의 중요사업을 확정 지은 후 20년 만이다.
고청사는 지난해 고청 선생의 맏아들인 윤광주 선생이 작고하면서 비어있는 상태였다. 고청사 바로 옆 부지에는 고청기념관이 지난 7월 완공됐다.
기념관은 대지 400여 평에 건평 83평(26평, 57평, 2동)으로 운영 주체는 문화유산국민신탁이고 관리 주체는 고청기념사업회다.
19일 오후 3시에 시작되는 개관식에는 고청기념관과 생활관의 현판식이 진행되며 고청의 발자취 소개, 감사장 전달, 제4회 고청상 시상식, 함순섭 국립경주박물관장의 강연 등이 진행될 예정이다.
개관 이후, 경주시민 및 관광객을 대상으로 고택인 고청생활관에서는 가정적, 윤리적 삶의 자취를 기리며 고청 생활상과 유품전시, 소규모 전시회, 사랑방 좌담회, 학술 토론 등의 장으로 활용되며 고청 선생의 제자 3인(금속 명장 김인태, 토기 명장 배용석, 한국화 조필제)이 개관 전시회를 갖는다.
고청기념관에서는 고청의 교육, 문화 예술을 통한 사회적 활동자취를 기리면서 고청 선생의 연표, 경주어린이박물관학교, 신라문화동인회 등에서의 활동상, 토우, 민속 인형 등 작품세계와 공예 및 체험공방 등을 운영할 예정이다.
또 문화유산국민신탁기관의 역할과 문화재 애호 정신을 알리고 경주어린이박물관학교의 중요성과 경주 남산의 보호와 가치교육도 겸한다.
기념관은 향후 오전 10시~오후 5시까지 개관하며 매주 월요일은 휴관한다.
김윤근 고청기념사업회장은 기념관 개관에 즈음하여 “고청 선생의 가르침을 이제야 펼치려고 한다”며 그동안 고마운 분들의 지극한 정성으로 이토록 아름다운 일들을 이룩하여 기쁘기 이를 데 없다”라고 말했다.
윤경렬 선생은 함북 주을 태생으로 1948년 경주에 정착해 흙 굽는 일을 천직으로 여긴 공예가였다. 일제 말과 해방 전후 혼란기에도, 전통을 도외시하던 1950년대 이후에도 우리의 문화와 역사 풍속을 담은 인형을 흙으로 빚어 구워내며 ‘고청 인형’을 운영했으며, 1954년 경주박물관 진홍섭 선생과 함께 어린이박물관을 개설했다. 이후 어린이박물관학교 교재와 ‘남산 고적 순례’, ‘겨레의 땅 부처님의 땅’, ‘신라 이야기’, ‘남산 탑골’, ‘불교 이야기’ 등 저서를 남겼으며 1980년 동아일보 햇님상(어린이보호부문) 외솔상, 경주시문화상을 수상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