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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의 첫 특급호텔 필로스20년 만에 역사의 뒤안길로

이부용 기자
등록일 2022-12-20 18:58 게재일 2022-12-21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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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관광산업 활성화 기대에도<br/>잇따른 자금난 위기 버티지 못해<br/>市 “특급호텔 유치 다방면 타진중”
필로스호텔 전경. /필로스호텔 제공

포항의 첫 특급호텔이었던 필로스호텔(전 포항시그너스호텔)이 20년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경영난이 원인이다. 죽도동에 소재한 이 호텔은 359.67㎡(1천189평) 부지에 지하 2층 지상 10층 규모로 부침을 거듭해왔다.


지난 1992년 2월 특2급의 시그너스호텔은 객실수 105실을 갖추고 영업을 시작했다. 개관 후 자금난을 겪으면서 몇 차례 주인이 바뀌기도 했다. 2005년 5월 경매를 통해 66억 원에 낙찰돼 그랜드M으로 이름을 바꾸고 난 뒤에도 경영난으로 2007년 7월 최종 부도 처리됐다. 버티비전이 2008년 인수해 2009년 호텔 불모지인 포항에 5성급 특급호텔 ‘필로스’로 재단장했다. 버티비전은 인수 후 1년여 간 전면 리뉴얼 공사를 통해 최첨단 시설로 바꿔 운영했다.


필로스호텔은 스위트룸 10개를 포함해 총 131개의 객실과 대형연회장 2개, 휘트니스센터, 스파와 사우나 등 부대시설도 운영했다. 또 1천500석 규모의 초대형 컨벤션센터와 400대를 동시 주차시킬 수 있는 주차장(주차타워 별도 지상 1층~2층)을 완비해 포항과 경주 등 경북 동해안 지역의 각종 결혼식과 국제행사를 진행했다.


필로스 호텔 개장으로 변변한 숙박시설이 없던 포항 지역이 역내 대형행사 유치는 물론 관광객들이 머무를 수 있는 체류형 관광이 가능해져 지역 관광산업 활성화에 크게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되기도 했다.


그러나 이후 크고 작은 호텔들이 포항 바닷가에 들어서면서 경영난에 직면했다. 설상가상 개보수가 되지 않으면서 이용객이 줄어들었고, 사우나에 이어 카페 등 호텔 내 편의시설이 줄줄이 폐업을 하기에까지 이르렀다.


이 호텔은 결국 지난해 9월 서울의 모 자산신탁회사로 소유권이 넘어갔고 이후 숙박 부분만 운영해오다 이마저도 최근 중단됐다.


이 자산신탁회사는 여기에 한때 반짝 인기를 구가했던 주상복합시설을 건축키로 하고 매입했으나 포항에 미분양아파트가 속출하고 금리 인상 등으로 부동산 열기가 식자 사업 시행을 잠정 연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 호텔에서 매년 1월 초 신년인사회를 개최해오던 포항상공회의소는 2023년 개최 장소 섭외를 하러갔다가 폐업사실을 확인하고서는 포항문화예술회관으로 급히 장소를 대체했다.


포항상의 관계자는 “포항에 500여 명이 동시 입장 가능한 연회장이 없어 신년인사회장으로는 다소 불편하지만 포항문화예술회관으로 할 수 밖에 없었다”며 필로스호펠 폐업에 아쉬움을 나타냈다.


포항시 관계자는 “단체 숙박시설이 부족한 현실을 알고 있다”면서 “특급호텔 유치를 위해 현재 다방면으로 타진중이다. 조만간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밝혔다.


포항시는 북구 환호동에 특급호텔을 유치하기 위해 내년 3월 23일까지 민간 사업자 참가신청서를 받고 4월 심사를 거쳐 우선협상 대상자를 정할 계획이다. /이부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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