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기 버튼

생명-공생-죽음, 그 찬란한 여정

윤희정기자
등록일 2023-02-01 18:25 게재일 2023-02-02 14면
스크랩버튼
봉산문화회관, 올해 첫 유리상자<br/>김진주·최령은 展 ‘인공식물’ 선봬
김진주·최령은作
대구 봉산문화회관이 전시 공모 선정 작가전 ‘유리상자-아트스타 2023’의 첫 전시로 김진주·최령은 작가의 ‘인공식물(Artificial Plant)’을 오는 3월 26일까지 2층 아트스페이스에서 선보인다.

봉산문화회관 ‘유리상자(아트스페이스)’는 전시공간 밖에서도 유리를 통해 설치 작품을 볼 수 있게 설계됐다.

김진주, 최령은 작가는 서양화를 전공하고 영상, 설치, 조각 등을 오가며 다양한 현대적 장르를 실험하고 있다.

이번 전시에 생명이란 무엇인가에서 시작해 우리 삶의 방식에 대한 의문까지 다양한 철학적 사유를 보여주는 작품을 내놨다. 털실로 엮은 원통형 몸체에 빛을 밝히며 실존적 의미가 내표된 설치작업은 시체꽃(Titan Arum)과 해로동굴해면을 구체화했다.

첫눈에 거부감이 들 수 있는 낯선 모습인 식물은 투명한 유리 공간에 투명하게 존재하면서 서로의 관계를 마주치기보다 쉽게 외면하며 그 간격을 지나쳐 버리는 현대인의 모습을 투사한다.

쳇바퀴처럼 돌아가고 있다고 믿는 현대인의 삶 또한 면밀하게 살펴보면 이 생명체와 같이 어느 한 곳에 매이지 않고 표류하고 있으며 누군가에겐 투명한 존재감들이 또 다른 이에겐 강렬히 인식되게 하는 끊임없는 역설과 모호의 상태에 놓여있다.

삶이 표류로만 그치지 않고 항해가 되길 원한 두 작가는 ‘삶’의 간격을 생명 순환 속 어느 현상까지 도달하려면 반드시 지나쳐야 하는 ‘통로’로 의미화했다.

김진주, 최령은 작가는 “우리 각자의 삶과 삶 사이에 형태는 다를지라도 그 존재를 인식하며 현재라는 현상에 매몰되지 않기를, 순간순간을 소중하게 디디며 죽음을 향해 찬란하게 흘러갈 용기를 갖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서희주 인문예술공동체 아르케 대표(철학박사)는 “두 작가의 협업 작품은 생명에서 시작되어 공생으로 그리고 죽음이라는 경험하지 못한 세계로 나가는 생명체의 일련의 과정을 담고 있다. 두 작가의 작품과 그 작품이 탄생하기까지의 일련의 과정은 우리에게 ‘다름’과 ‘차이’의 이해를 토대로 더불어 살아가는 지혜를 제시한다. 그 지혜는 살아있음의 무거움에서 ‘인공식물’의 유영처럼 천천히 우리를 해방시킬 것”이라고 평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문화 기사리스트

더보기
스크랩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