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 국악인 주영희<br/> 1973년 경주 시립국악원부터<br/> 50년 간 ‘우리가락 전수’ 외길 <br/> 장월중선·박덕화 명창에 사사<br/> 가야금병창 전수 조교로 활동<br/> 초·중·고 후학 양성도 힘써 와<br/>“경주 찾는 관광객 ‘국악 체험’<br/> 멋지지 않을까요” 포부 전해
“1973년 경주시립국악원 중등과에 입학하면서 국악의 길로 들어섰으니 올해로 50년이네요. 당시 장월중선(1925~1998) 판소리명창과 박덕화 가곡명창 선생님들로부터 가야금산조, 가야금병창, 시조, 전통무용 등을 배웠기에 오늘의 제가 있을 수 있었죠. 두 분이 타계하시기 전까지 늘 함께하였기에 저는 참 행복한 국악인이에요. 선생님들의 노력과 뜻을 이어받아 열심히 하고 있으나 아직도 여전히 미흡하여 죄송한 마음뿐입니다. 이 길을 함께 걸어가고 있는 아들과 딸이 있어서 행복합니다.”
경주에서 나서 경주에서 현역 국악인으로 왕성한 활동 중인 주영희는 천상 국악인이다. 무대 위가 아닌 평상시에도 항상 가르마 반듯한 쪽진머리를 하고 있다. 13살 때 당시 경주에 있었던 시립국악원으로 진학했다. 졸업하자마자 시립국악원 보조강사를 시작으로 현재까지 다양한 단체를 이끌며 후학 양성에도 힘쓰고 있다. 경상북도무형문화재 제19호 가야금병창 전수조교(1994~1998)를 거쳐 전승교육사(1999~현재)로서 한눈팔지 않고 살아왔다. 부산민속전국전통예술경연대회 대통령상(무용 부문), 경주시문화상(예술 부문), 제50회 경상북도문화상(공연예술 부문), 한국국악대상, 삼일문화대상, 선덕여왕대상, 승달전국국악대회종합최우수상 가야금병창부문 국무총리상 등 40건에 가까운 표창과 감사장이 그의 화려한 공연경력을 말해 준다. 최근 경북예총에서 수여한 경상북도 공연발전 유공 공로상을 수상한 그를 지난 4일 만나 근황과 포부를 들어봤다.
-경북도 공연발전 유공 공로상 수상을 축하한다. 국악 외길 50년에다가 경북의 국악 발전에도 힘쓴 것으로 안다.
△2011~2021년까지 10년 동안 (사)한국국악협회 경상북도지회장을 맡아 여러 가지 일들을 했다. 예술강사 지원사업으로 국악강사를 초등, 중등, 고등학교에 파견하여 국악 수업을 했다. 대통령상이 있는 전국국악대제전, 경북판타지아리랑, 경북 국악인한마당 등 경북 예술인들과 함께한 왕성한 활동의 공을 인정받은 것 같다. 경북뿐만 아니라 전국 곳곳의 국악(가야금과 무용) 공연 심사위원으로도 활약했다. 경주와 경북의 국악 문화 저력을 전국적으로 알리고 싶었다.
-처음 경주시립국악원에 입학해 국악에 입문했다는데 현재는 그 학교가 없지 않은가, 그 후 어떤 공연을 어디서 했는지 듣고 싶다.
△학교를 졸업하자마자 신라문화제나 춘분과 추분에 배향하는 숭덕전, 숭신전, 숭혜전의 제례행사에 참여하여 공연했다. 경주 시립국악원은 내가 졸업하고 몇 년 뒤, 중학교 의무교육이 되면서 1980년 폐교되었고 시립국악원 선생님이셨던 장월중선 선생님께서 신라국악예술단을 창립, 나는 보조강사로 임명되었다. 당시에는 경주 보문단지에서 경주를 찾는 국내·외 관광객을 위해 매일 상설 국악 공연을 했다. 또한 일본, 중국, 유럽 등 해외 초청공연도 많이 하였다.
-지금은 상설 공연이 없어진 것으로 알고 있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안타깝게도 보문단지의 상설 공연이 없어졌다. 아마도 보문관광단지의 쇠퇴와 함께였을 것 같은데, 이제는 옛날이야기가 되어버렸다. 경주는 천년고도, 노천박물관이라 할 만큼 찬란한 유형문화재가 전국에서 최고로 많은 도시다. 안압지나 첨성대, 불국사와 같이 아름다운 유형문화재 앞에서 살아 숨 쉬는 전통 예술인 국악 공연이 함께하면 더욱 풍성하고 다채롭고 살아있는 문화도시가 될 것이다. 하지만 무형문화의 활동 영역이 점점 사라져가는 것을 체감한다. 국악인으로 매우 슬프다.
-역사문화도시 경주를 위해 참으로 바람직한 지적이요, 바람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후학양성이 중요할 듯싶다. 어떤 활동을 하고 있나?
△2006년 신라선예술단을 창단하고 동시에 승암 주영희 국악연구소를 개소하였다. 2008년 (사)전통예술연구회를 창립하여 현재는 대표로서 후학 양성과 공연을 지속하고 있다. 서라벌 전국학생민속무용대회를 24년째 개최하였다. 경상북도 무형문화재 가야금병창보존회를 운영하고 있고, 장월중선류 가야금병창 전승에도 힘을 쏟고 있다. 또 이를 전국적으로 알리기 위해 제자들을 길렀다. 제자들이 전국대회에 출전하여 교육부장관상, 문화체육관광부장관상, 국회의장상, 대통령상 등 많은 상을 받았다. 뿌듯하고 자랑스럽다. 경주시민들을 대상으로 가야금병창을 8년째 무료강습하면서 국악의 대중화, 일상화에도 힘쓰고 있다.
-경주와 경북의 국악 발전를 위한 노력에 박수를 보낸다. 앞으로의 바람도 듣고 싶다.
△현재 장월중선류 가야금병창 전승교육사다. 장월중선류 가야금병창 지킴이로서 이를 반석 위에 올려놓기 위해 후배양성을 포함한 노력을 계속할 것이다. 가야금을 전공하고 있는 중견 선생님들과 함께 워크숍도 열 계획이다. 또 하나는 국내외관광객 맞춤형 체험교육을 하고 싶다. 1박 2일 정도의 경주 관광 일정에 가야금병창과 한국무용 등의 국악 체험을 하면 멋지지 않을까 생각한다. 경주 명소 곳곳에서 매일 버스킹으로 작은 음악회가 열렸으면 하는 바람이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