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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가 위?… 박경아의 ‘풍경 너머 세계’

윤희정 기자
등록일 2023-03-07 17:59 게재일 2023-03-08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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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갤러리분도 올해 첫 초대전<br/>연작 ‘워크’ 신작 10여점 선보여<br/>30년간 꾸준히 ‘회화 외길’ 걸어
박경아作

대구 갤러리분도는 올해 첫 전시로 지난 30년간 꾸준히 회화의 외길을 걸어온 서양화가 박경아 초대전 ‘풍경으로 그려진 풍경 너머의 심상’을 13일부터 4월 7일까지 연다.

박 작가는 초기 독일 유학 시절(1998∼2007년)부터 줄곧 서정적 풍경화로 숲이나 창밖 혹은 창에 비친 풍경을 통해 내면의 감정들에 형상을 부여한 일종의 심미적 풍경으로 그리움을 담아냈다.

이번 전시에서는 그녀가 2020년부터 시작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는 연작 ‘워크(Walk)’신작 10여 점을 선보인다. 자연과 추상 사이에 존재하는 회화적 공간에 관한 것을 끊임없이 연구해가는 과정으로 최근 새롭게 제작한 작업의 결과물들이다.

박경아의 ‘워크’ 신작이 주는 첫인상은 회화적이다. 작품의 또 다른 특징은 ‘표현주의적’ 제스처다. 작가의 창작 근원은 외부로부터 가해진 시각적 자극을 통해서가 아니라 작가의 내면과 관계된 것이기에 표현주의에 가깝고, 주관적 표현성이 작품 깊숙이 내재해 그녀만의 독특한 감성을 녹아낸 회화를 만들어 간다. 풍경을 담은 작품에서 색, 형태, 형상이 캔버스 위에 추상과 구상의 교묘한 경계를 오가도록 놓여 있는데, 그림 속 풍경은 실제 풍경이 아니라 그녀의 내적 심리적 상태가 투영된 풍경이다.

미술사학자 김석모는 “박경아의 회화적 관심은 자연 그 자체 또는 자연에서 일어나는 다채로운 시각 현상을 회화적으로 접근하는 데 있지 않다. 그의 작품은 기억에 새겨진 감정에 관한 것으로 풍경을 떠올리는 이미지에 그것을 투영 혹은 은폐하고 있을 뿐”이라고 설명한다.

박경아 작가는 “그리는 것은 매일을 살아가는 것과 같다. 물감을 바르고 흘리고 다시 겹치는 과정은 종종 무질서하고 흐려지는 삶의 순간을 닮았다. 묵묵히 오늘을 살아가고 살아내야 하는 우리 삶과 비슷하다. 인생이란 결국 잠시 산책 나온 듯 뚜벅뚜벅 걸어가는 여정인 것 같다”고 말했다.

1974년 대구에서 태어난 박경아 작가는 영남대에서 회화를 전공한 뒤 1998년 독일로 건너가 뮌스터 쿤스트아카데미에 입학한 후 10년에 걸쳐 디플롬과 마이스터슐러(Dr.Prof. Udo Scheel사사) 과정을 마치고 2007년 귀국했다. 그동안 8회의 개인전과 30여 회의 단체전에 참여했다. 독일 Gallery Morgnerhaus, 독일 슈파카세 갤젠키르헨은행, 대구문화예술회관 등에 작품이 소장돼 있다. /윤희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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