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은 가정의 달이다. 어린이날, 어버이날, 스승의 날, 성년의 날, 부부의 날이 ‘계절의 여왕’ 5월의 화사한 치마폭에 싸여 가정의 사랑을 부르고 있다. 요즘 점점 잃어버릴 것만 같은 가족의 사랑과 믿음을 다시금 품어주며 가정의 소중함을 되새겨 보아야겠다.
가정은 소중한 보물이지만 어려운 현실에 부딪히다 보면 그 가치를 잊어버리고 소홀하기 쉽다. 또 가정은 국가와 사회를 이루는 근간이기에 부모와 자식 모두가 올바른 인성과 규범으로 그 가치를 높여나가야 한다. 우리는 가정과 집의 의미를 같이 쓰고 있지만, 집(house)은 가족이 살아가는 외형적 공간이고 가정(home)은 삶의 최고 가치, 즉 행복을 가꾸어 가는 내면적 관계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
그런데 요즘 가정의 근간, 즉 구성원들인 가족에 대한 가치관이 변하고 있다. 출산율 저하와 인구 고령화로 인해 가족들 간의 상호접촉이 소원해지고, 비혼과 만혼 등으로 증가하고 있는 1인 가구는 우리나라 전체 가구의 31.7 %이며 가정이 사라진다는 우려에 인간성 부족과 함께 여성의 사회생활 다변화에 따른 자기중심적 자유를 향유하려는 경향이라는 분석도 있다. 이와 함께 미혼모, 비혼모뿐만 아니라 이혼과 사별에 의한 한부모가족도 약 37만 가구라 하니 사회적 편견과 경제적 빈곤을 겪고 있는 이들 가정에 대한 국가와 사회의 지원이 절실하다.
가정이 불화하면 가정폭력, 아동학대, 성폭력 등이 일어나게 되고 그 신체적 정신적 피해로 인해 가정의 파괴를 초래하게 되는 것이다. 여성가족부 통계를 보면 우리나라 부부 2.5쌍 중 1쌍은 1년간 배우자로부터 가정폭력을 당하고 있고 부부싸움 또한 1년에 1천300여 건이 119출동을 부르고 있다. 경북의 가정폭력 신고는 지난해 9천185건으로 전년 대비 5.3%나 증가했다고 하니 가족 구성원에 대한 사랑의 성찰이 필요하다. 이혼율은 작년에 인구 1천명당 1.8명으로 OECD 회원국 중 9위, 아시아 1위라는 슬픈 기록으로 혼인비 53%이고 출산율마저 0.7명이니 가정의 달에 다시 한번 가족의 의미를 되새겨봐야 할 것이다.
고독사 문제도 심각하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전체 인구의 16%인 65세 이상 독거노인의 무연고 사망이 최근 5년 사이 2배로 증가하였고 청장년층도 증가추세라고 하니 사회적 관계망을 잘 유지하고 위험한 환경에 있는 노인들에게는 ‘고독사 제로 프로젝트’와 같은 사회 안전망이 절실히 필요하다. 고독사 통계를 보면 작년 3천378명 중 50대 남성이 약 30%로 1천명 정도이고 여성의 4배 이상이라고 하는데 이는 가사노동과 건강관리에 익숙하지 못한 탓이라고 한다.
젊은이들은 집 구하기 어려워 결혼을 미루고 노년층은 사회와 단절된 삶 속에서 우울하고 무기력한 생을 보내고 있으며 아이들은 아동학대에 시달리는 등 우리 사회의 어두운 면을 보는 마음은 아프다. 우리 모두 한마음으로 용기를 북돋우고 관심을 가지며 사랑으로 보살펴서 ‘가정 소멸’이라는 엄청난 사태가 오지 않도록 해야 한다.
가정은 ‘행복의 샘’이다. 맑은 마음, 밝은 얼굴, 고운 손길로 따뜻한 사랑의 샘물이 솟아나도록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