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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 없는 사회를 꿈꾸며

등록일 2023-05-15 19:59 게재일 2023-05-16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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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규인수필가
김규인 수필가

학생들에게 마약을 뿌리는 사회. 한때 마약 청정국이라는 대한민국의 현주소다. 매스컴에서 계주하듯이 마약 관련 사건이 터진다. 그만큼 마약은 우리 일상 가까이에서 수시로 사람들을 파고든다. 시간과 장소를 묻지 않고 우리 사회로 퍼진다.

2017년 한 해 마약류의 압수량이 154.6㎏이었다. 올해 들어 두 달 만에 마약류 압수량은 176.9㎏이다. 불과 몇 년 사이에 너무나 급속하게 퍼져버렸다. 그 엄청난 수치 앞에 그동안 우리 사회는 무엇을 하였는지 묻고 싶다. 왜 이렇게 흘러가야만 하는지 안타깝기만 하다.

그 대상도 일반 성인은 물론이고 가정주부와 어린 학생들까지 대상을 가리지 않는다. 심지어 나라를 지키는 군인들까지 마약으로 휘청거린다. 관리가 엄격해야 할 군대마저 이 지경이니 다른 곳은 불을 보듯 뻔하다. 특히 군대는 총과 수류탄 등 살상 무기를 다루는 곳이 아닌가. 마약에 취해 동료를 향해 총이라도 난사하면 어떻게 될지,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미국의 마약 거리는 마약에 취한 사람들이 좀비처럼 걷는다. 마약 복용으로 근육이 강직되고 우리 몸의 도파민의 분비체계가 교란되어 자기 몸을 제대로 가누지도 못하고 흐느적거린다. 똑바로 설 수도 걷지도 못하며 마치 화상을 입어 근육이 뒤틀리는 고통을 겪는다. 이 고통을 없애려 다시 마약을 찾는다.

마약 파는 사람들이 나쁜 줄을 알면서도 마약을 구하기 위해 다시 다가간다. 한 번 복용한 마약은 다시 마약을 부른다.

이에 따라 일상의 행복은 찾기 힘들고 생각하는 것 이상의 고통을 받는다. 죽을 결심으로 마약에서 벗어났다고 해도 남는 것은 늘어난 빚과 망가진 몸뚱어리뿐이다.

학교에서는 학교대로 마약의 위험성에 대해 교육하지만, 무엇보다도 우리 사회의 역할이 중요하다. 우리에게 친근한 김밥, 족발, 떡볶이 앞에 마약을 붙인다. 그렇게 마약은 경계의 대상이 아니라 친구처럼 다가오는 분위기다. 사업체는 사회의 이익을 생각하고, 언론은 마약의 위험에 경종을 울려야 한다.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마약을 철저하게 차단해야 한다. 올해 초 검찰이 마약과의 전쟁을 선포한 것은 그나마 다행이다. 하지만 마약과의 전쟁에 검찰만 나서서는 안 된다. 온 국민이 함께해야 한다. 나의 주위에서 마약을 퇴치할 때 우리는 누군가가 선의로 건네는 음료수를 기쁜 마음으로 마실 수 있다. 일상이 가능하고 사람이 사람을 믿는 날이 빨리 오기 위해 마약과의 전쟁에서 승리하기를 바랄 뿐이다.

마약으로 인해 엄청난 위기에 직면했지만, 우리는 힘을 한곳에 모으는 놀라운 응집력을 가지고 있다. 국채보상운동이, IMF 시기의 금 모으기 운동이, 2002 월드컵에서 보여준 응원의 함성이 그러하다. 국가의 어려움을 극복하는 우리 국민의 유전자가 힘을 발휘할 시기이다.

국가적으로 풀어야 할 어려움이 곳곳에 널려 있다. 미국과 중국의 틈바구니에서 살아남고 반도체를 다시 꽃 피우고 경제 성장률을 끌어올리고 청년들의 일자리를 늘리고 모두가 행복한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 그것은 마약 없는 건전한 몸에서 시작할 수 있다. 다시 대한민국의 힘을 모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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