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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룡포 해녀 삶·애환, 춤과 노래로 풀다

윤희정기자
등록일 2023-05-29 17:50 게재일 2023-05-30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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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향토무형유산원 공연<br/>마당극 ‘명랑바다-숨비소리’ <br/>내달 5일 철길숲 야외공연장<br/>장임순 대표 연출·총감독 맡아
포항향토무형유산원의 지난해 마당극 ‘물꽃 피는 바다’ 공연 모습. /포항향토무형유산원 제공

포항 창작 전통예술계를 대표하는 단체 가운데 하나인 포항향토무형유산원(대표 장임순)이 올해 첫 창작 공연이자 첫 야외 공연을 갖는다. 오는 6월 5일 오후 7시 40분 포항 철길숲 오크정원 야외공연장 무대에 올리는 창작 마당극 ‘명랑바다-숨비소리’다.

총감독, 연출을 맡은 장임순 대표의 수고가 담뿍 녹아있는 이 작품은 경북 해녀의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구룡포 해녀의 삶과 문화를 재조명한다.

장임순 대표는 “목숨줄 내놓고 살아가는 여인의 삶, 어머니의 삶, 시대의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는 위기의 해녀들 삶을 그대로 무대에 옮겨 놓고 싶은 마음”이라고 소개의 글에 남긴다.

마당극 ‘명랑바다-숨비소리’ 포스터.

작품은 50~60년대를 지나온 해녀, 혹은 그런 부모를 둔 자녀들의 눈높이를 적확하게 맞춘 요소들이 가득하다.

힘겨웠던 한 여인의 삶은 장구, 징 등 풍물 반주와 국악에 실려 한층 더 감정적으로 관객에게 다가간다. 호소력 짙은 장임순 대표의 검증된 연기와 노래는 다시 한번 빛을 발한다. 바다를 무서워했지만, 가족을 위해 해녀가 돼 물질하다 죽는 규석의 며느리 선희 엄마를 맡은 나정순의 연기도 깊은 인상을 준다.

전통연희컴퍼니 예심과 함께 마련한 이번 창작 마당극은 지난해 6월 선보인 창작 마당극 ‘물꽃 피는 바다’에 이은 구룡포 해녀를 소재로 한 두 번째 작품이다. 자식의 학업, 가족의 생계 등 저마다의 이유로 바다에 뛰어들어야 했던 해녀들의 고통, 삶의 보람을 보듬어 주는 내용을 담았다.

특히 구룡포 해녀들의 척박했던 삶과 애환, 사랑을 전통춤과 노래로 담아냈을 뿐 아니라 마당극 특유의 재치와 해학을 신명 나게 표현해 남녀노소 누구나 즐겁게 즐길 수 있다.

장임순 대표는 “해녀들의 숨비소리는 살아 있다는 묵언의 소리다. 해녀 어머니의 거칠어진 손과 검게 그을린 피부, 세월의 시간을 말해 주듯이 하나하나 자리 잡은 주름들 그 모습이 역사요 기록”이라며 “그 삶의 기록들을 오늘을 살아가는 해녀들의 모습으로 연출해 보았다. 이번 작품을 통해 내 고향의 역사와 삶의 모습들을 기억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며 많은 관람을 당부했다.

장임순 포항향토무형유산원 대표
장임순 포항향토무형유산원 대표

연출은 전통연희컴퍼니 예심 장임순 대표가 맡았으며 백송희 씨가 대본을, 이삼헌 씨가 안무, 박지명 씨가 작곡을 맡았다. 장임순, 손영선, 엄말숙, 최지연, 황성호, 박병준, 강영자, 이삼헌 씨 등 7명이 연기를 맡아 포항의 소리와 포항의 이야기를 전통 마당극 기법으로 살려 해학적이고 감동 있는 공연을 선사할 예정이다.

이 공연을 제작한 포항향토문화유산원은 2019년 포항을 기반으로 지역의 역사와 역사 인물을 사회마당극 공연으로 제작하고, 문화에 소외된 시민을 위해 문화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다양한 작품을 무대에 선보이고 있다.

장임순 대표는 2014년 포항에서 최초로 포항 토속민요를 무대에 올렸으며 포항의 역사를 재조명해 해학과 감동이 있는 마당극으로 연출, 포항역사 알리기에 일조를 하고 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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