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기 버튼

기계에 밀린 존엄·생명·삶우리는 그들을 앵글에 담는다

윤희정기자
등록일 2023-06-07 20:05 게재일 2023-06-08 14면
스크랩버튼
사진모임 포스 제20회 회원전<br/>7명 50여 점 전국 곳곳서 만난 풍경 전시<br/>지도고문 김훈 사진작가 작품 찬조 출품
박원근作

“기계에 잃어버린 우리의 존엄·생명·삶…. 우리는 그들을 카메라에 담는다.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 풍경들의 낭만과 느림, 소박함을 그려내지만, 한편에는 어두운 역사의 그림자도 있다.”

포항에서 활동하고 있는 사진작가 모임인 포스(Phos·회장 박원근)가 7일부터 10일까지 포항시립중앙아트홀 1층 전시실에서 제20회 회원전을 열고 있다.

올해로 창립 21주년을 맞는 포스는 매년 독특한 주제를 찾아 작품 전시회를 여는 등 지역에서 호평받는 꽤 유명한 사진 단체다.

조상우作
조상우作

이번 전시에서는 강영국, 김이현, 박원근, 이다나, 조상우, 최창호, 한입분 등 꾸준히 창작활동을 넓혀온 7명의 회원이 지난 한 해 동안 촬영한 50여 점의 흑백, 컬러 사진 작품이 관객을 맞는다. 포항 신광·기계를 비롯 경주, 영덕, 성주를 넘어 충북 옥천 등 전국 곳곳에서 만난 풍경들이 고스란히 카메라 렌즈에 담겼다.

‘고향 이야기’·‘벽화마을’·‘경주의 역’·‘아스팔트 위의 화석’·‘적외선 풍경’·‘발길이 머무는 곳’·‘돌담’ 등 회원 각각의 주제로 앵글에 담아낸 희망을 노래하는 다채로운 작품 관람을 통해 ‘사진’이 주는 묘미를 흠뻑 느낄 수 있다.

한입분作
한입분作

가뭇없이 사라지는 기차역에 대한 소회가 담긴 기록 사진, 논에서 소에 쟁기를 걸어 써래질을 하는 순후한 농부의 삶, 적외선 촬영으로 단순한 모노 톤으로 표현한 느티나무들이 반갑게 관객과 만난다.

수만 년 전 생명체들이 퇴적물에 묻혀 우리에게 그 존재를 보여주듯, 지금은 아스팔트 위에서 로드킬 당한 곤충·나무·새·벌레들이 화석이 돼 그 흔적을 보여준다.

최창호作
최창호作

이외에도 창립 21주년을 축하하기 위해 지도 고문인 김훈 사진작가의 작품이 찬조 출품돼 스승과 제자 간의 끈끈한 정을 다지는 특별한 의미도 지닌다.

그리스어로 Photo의 어원이자 ‘빛’이라는 뜻을 담고 있는 Phos(포스)는 2002년 포항에서 사진을 통한 창작활동을 하는 사람들을 중심으로 창립됐다. 회원들은 자체 제작한 교재를 통해 정기적인 프로그램으로 사진가로서 갖춰야 할 기본적인 촬영, 현상, 인화 테크닉은 물론 각자의 작품세계를 통해 독자적인 개성의 영역을 추구하고 현대사진의 올바른 이해와 사진의 표현 방법론 등을 연구하고 있다. 그동안 매년 정기 회원전과 강연회, 동아리 교류전 등을 통해 자기 발전과 사진 창작활동에 확장을 기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문화 기사리스트

더보기
스크랩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