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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오페라 ‘선덕여왕’ 안동서 만나요

윤희정기자
등록일 2023-06-25 18:09 게재일 2023-06-26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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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오페라단, 28일 도청서 공연<br/>박지운 작곡·정상급 연주자 출연<br/>신라 삼국통일·애절한 사랑 담아<br/>세계로 뻗어가는 경북 문화 기대

천년 왕국인 신라 문명 속에서 삼국통일의 기반을 다진 우리 역사상 최초의 여성 임금인 선덕여왕을 소재로 한 창작오페라가 펼쳐진다.

경북도 지정 전문예술단체인 포항오페라단(단장 임용석)이 오는 28일 오후 7시 30분 안동 경북도청 동락관에서 창작오페라 ‘선덕여왕’을 선보인다. 오페라 ‘선덕여왕’은 2023 경북문화재단 ‘지역문화예술창작지원사업’에 선정된 작품으로, 백제의 석공인 아비지의 예술혼과 애절한 사랑, 신라를 중심으로 삼국을 통일하고자 하는 간절한 소원을 모티브로 하고 있다. 황룡사 9층 목탑과 첨성대 축조에 얽힌 이야기를 다루고 있어 경북의 전통문화와 역사를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주제로 제작됐다.

작곡은 대구 출신의 오페라 지휘자이자 작곡가인 박지운이 맡았다. 연출에 장진규 연출자, 대본은 임나영 작가가 각각 담당하고 있다. 테너 양요한, 베이스바리톤 한준헌, 테너 이경민 등 정상급 연주자들이 출연한다. 연주는 박지운 지휘자가 지휘하는 디오오케스트라, 합창은 대구오페라콰이어가 담당한다.

이번 오페라 공연은 경북문화재단이 주최하고 포항오페라단이 주관, 경북도와 엔벤처스(주)가 후원하는 경북의 대표 문화콘텐츠로 제작돼 추후 세계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오페라는 백제에서 온 천재 조각가 아비지와 훗날 선덕여왕이 된 덕만공주와의 사이에 일어나는 사랑 이야기와 황룡사 9층 목탑, 불국사 다보탑의 건축 역사, 그리고 신라의 삼국통일 스토리를 배경으로 삼고 있다.

(1막 1장) 백제와의 싸움에 출정한 군사들의 생사가 염려된 백성들이 돌탑을 쌓으며 소원을 빌고 있다. 백제에서 온 조각가 아비지는 백제의 예술혼을 신라에 심고자 황룡사의 9층 목탑 축조를 시작해 묵묵히 치수를 재고 있다. 하지만 백성들은 그가 백제사람이라는 것을 알고 공격하는데, 이때 신라의 공주 덕만이 나타나 백성들의 무례를 사과하며 아비지를 도와준다.

그러던 어느 날 아비지의 꿈속에 나타난 두 선인이 신라가 장차 대업을 이룰 것임을 암시하여 황룡사 9층탑의 축조는 인근 9개국이 신라에 복속됨을 의미하며 신라와 덕만공주의 흥업을 기원하는 것임을 알게 된다. 때마침 불공을 드리고 나오던 덕만공주는 곤히 잠든 아비지의 모습을 발견하고 적국인 신라에서 탑을 짓고 있는 그에게 한없는 연민을 느끼고 겉옷을 벗어 덮어주고 간다. 잠에서 깬 아비지는 공주의 따뜻한 마음을 느끼기도 전에 꿈속에서 만난 두 선인의 대화로 자신의 손에 조국 백제가 멸망할 수도 있다는 사실에 괴로워한다. 다시 잠든 아비지의 꿈에 두 선인이 나타나서 하늘이 이미 부패한 백제를 버렸으며 신라가 대업을 이룰 것이므로 황룡사의 9층 목탑이 조속히 지어져야 한다고 말한다. 이에 아비지는 자신의 조국이 멸망한다고 하더라도 사모하는 덕만공주를 위해 탑을 축조해 바치기로 결심한다.

(1막 2장) 한편 병약한 진평왕의 후계를 누가 이을 것인가를 놓고 연일 공방이 오고 가던 중 진평왕과 화백회의의 지지를 받은 덕만공주가 스스로 여왕이 되겠다고 선언한다. 덕만을 지지하는 파와 용춘공을 지지하는 반대파의 엇갈린 주장 속에 결국 유일한 성골인 덕만공주가 여왕으로 추대된다.

임용석 포항오페라단장
임용석 포항오페라단장

(2막 1장) 탑이 거의 완성될 무렵 덕만공주와 자장대사가 황룡사를 찾는다. 공주는 거의 완성된 탑을 보며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황룡사 9층 목탑을 완성한 아비지가 공주에게 선물로 주기 위해서 만들기 시작한 첨성대를 완성하기 위해 일하던 어느 날 건설 현장에 덕만공주가 나타난다. 그때 나타난 백제의 자객들이 덕만에게 비수를 들이댄 순간, 아비지가 공주를 밀치며 대신 칼에 맞는다. 뒤늦게 나타난 자장대사와 병사들에 의해 자객들은 제거되지만 아비지는 덕만 앞에서 애절하게 최후를 맞는다.

(2막 2장) 덕만공주가 선덕여왕으로 즉위하는 날 화려한 대관식이 끝나고 난 뒤 여왕의 마음속에 백제 석공 아비지에 대한 그리움이 밀려온다. 여왕의 귀에 아비지의 음성이 들려오고, 두 사람은 서로를 그리워하는 이중창을 부르며 신분의 차이가 없는 다음 세상을 기약한다.

창작오페라 ‘선덕여왕’은 2011년 포항과 대구에서 초연된 후, 2017년 이탈리아의 토레델라고에서 열린 제64회 푸치니 페스티벌에 초청 공연돼 호평받은 바 있다.

임용석 포항오페라단장은 “이번 창작오페라 ‘선덕여왕’을 통해 경북문화 융성 세계화 시대를 맞아 경북 여성, 경북의 문화가 세계 속으로 나아가는 초석이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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