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끔찍한 뉴스가 나의 가슴과 뇌리를 때렸다.
‘수원 냉장고 영아살해’ 사건이다. 4~5년 전 갓 태어난 두 자녀를 바로 살해하고 시신을 비닐봉지에 넣어 자기 집 냉장고에 유기한 후 여태껏 숨겨 온 30대 엄마, 그 비정한 모정에 치가 떨린다. 그녀는 엄마였을까? 아니 악마임이 분명하다. 남의 자식도 아닌 자기가 낳은 아기를 살해한다는 생각을 어떻게 하였을까….
이런 사건의 희미한 기억이 있어 찾아보니 여러 개 있다.
그중 17년 전 ‘서래마을 영아 살해사건’의 판박이라는 것을 알았다. 우리나라에 와 살던 40대 프랑스인 부부가 연년생으로 태어난 아기를 냉장고 속에 보관했다가 발견되었는데 ‘임신거부증’이라는 정신적 미약이 참작되어 8년형을 받았었다.
또 부산 수영구 34세 엄마는 두 딸을 죽게 한 후 동거남 집 냉장고에 넣어두었었고, 여수의 43세 여인도 쌍둥이 남매 중 남자아기를 살해 보관했으며 군산에서는 19세 미혼모가 같은 짓을 했고, 울산에서는 쓰레기통에 영아 시신을 버린 10대가 자수했다. 이렇듯 영아 유기는 매월 10건 이상, 살해는 매월 1건 정도 일어나고 있다.
출산 후 신생아 살해를 저지르는 부모는 불우한 환경에서 자랐고 주로 미혼모이며 키울 경제적 형편이 안된다는 것이다. 출산 연구조사를 보면 산모가 20세 이전이 30세 이후보다 영아살해 위험이 5배 정도로 많다는 것을 보면 산모의 양육투자율이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영아살해는 원시사회부터 오랜 역사를 가진 보편적 현상이며 정신병이나 범죄가 아닌 불가피한 생존 적응적 전략이라는 관점도 있다. 피임과 낙태가 불가했던 시절에는 출생 후 즉시 살해되는 경우가 많았으나 이제 낙태 폐지와 피임, 임신 중단 등 유산을 유도하고는 있지만 그래도 비용부담이 크다는 이유로 이같은 가슴 아픈 사건들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4월 2015
~2022년간 출생미신고 2천123건을 찾아내어 다음달 7일까지 ‘유령 아동’실태를 밝힌다고 한다. 출생신고와 병원 출산이 보편화 되기 전에는 이 상황을 파악하기 어려웠겠지만 이제는 가정방문을 통하여 철저히 조사하여 아동매매·유기뿐만 아니라 장기 미등교 아동의 실태도 밝혀야 할 것이다.
4월 출생아는 42개월째 자연 감소하여 역대 최저인 1만8천484명으로 작년에 비해 12.7% 감소했고 아동학대는 연 3만 건 이상이라고 하니 어린이가 건강하게 살아갈 유토피아는 먼 곳일까?
그리스 신화 속 여인 메데이아는 남편의 외도에 아이들 모두를 살해하는 악녀이기에, 아이 아버지로부터 생활비 지원이 끊기면 자식을 포기하는 현상을 ‘메데이아 효과’라고 한다.
위대한 아가페 사랑, 그 모성애는 좋은 환경에서 출산했을 때만 피어오르는 것인가. 우리 모두 올바른 인간성을 함양하고 국가는 다양한 가족지원 프로그램으로 영유아 살해·유기라는 사회적 병리 현상을 사라지게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