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 꿈의오케스트라포항 음악 감독 최광훈<br/>음악교육 취약한 아동들에 오케스트라 활동 기회<br/>문화적 소양 지닌 전인적 인간으로의 성장 도와<br/>“불안한 시대, 삶의 풍요·행복 느끼게 해주는 음악”
미래사회 인재로서 바른 인성이 함양됐는지가 성장하는 세대의 첫 번째 스펙으로 꼽히고 있다. 그런 차원에서 ‘인성교육’을 중심에 놓고 있는 (재)포항문화재단의 ‘꿈의오케스트라포항’ 운영은 큰 의미가 있다.
포항문화재단에서 역점사업으로 내세워 지난 2013년부터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한 ‘꿈의오케스트라포항’은 초등 3년∼중학 3년 청소년들로 구성된 청소년 오케스트라다. 청소년들이 음악교육을 통해 협동·배려·창의성을 함양함으로써 인성교육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하는 게 목표다.
67명의 청소년단원을 위해 지휘대에 오른 최광훈(51) 음악 감독을 만나 꿈의오케스트라포항의 향후 계획과 청소년들이 음악을 통해 내면을 바르고 건전하게 가꾸고 타인·공동체·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는데 필요한 인간다운 성품과 역량을 기르는 방안에 관한 얘기를 나눠봤다.
-꿈의오케스트라포항 음악감독을 맡게 된 이유는?
△비올리스트로서 포항아트챔버오케스트라를 운영하면서 지난 2011년 오케스트라 단원들과 함께 보건복지부에서 실시했던 ‘저소득층 아동 클래식 바우처사업’에 참여하게 됐다. 1년간 이 사업을 하면서 문화 사각지대에 있는 소외 아동 청소년들에게 악기를 다룬다는 것은 하늘의 별 따기란 것을 알게 됐다. 음악교육이 취약한 아동들에게 체계적인 오케스트라 교육 기회를 제공하여 그 경험을 통해 아이들의 다면적 성장을 돕고 싶었다.
-20여 년 가까이 청소년 오케스트라를 지도하고 있는데 청소년들에 대한 오케스트라 교육의 장점을 소개해 준다면.
△지역 학생들에게 오케스트라 단원으로 활동할 기회를 제공한다면 문화의 다원적 가치를 인식하여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 타인을 존중하고 배려하는 창의적 인재가 될 것이며, 이것은 곧 우리나라 문화 발전과 연결된다고 생각한다. 더불어 세계시민으로서 문화적 소양을 지닌 전인적 인간으로 성장시킬 것이다.
-꿈의오케스트라포항을 소개해달라.
△베네수엘라의 대표적인 무상 음악교육 ‘엘 시스테마’를 모델로 하고 있는 한국형 엘 시스테마 오케스트라 교육으로서, 문화 사각지대에 있는 소외 아동 청소년들을 비롯 유소년들에게 오케스트라 교육을 무상으로 지원하는 사업이다. 문화체육관광부에서 후원하고 포항문화재단이 운영하며, 예술적 기술 향상이 아니라 교육과정을 통해 아동 청소년의 내면적 성장을 고무하는 사회문화예술교육이다. 한 번도 악기를 다뤄보지 않은 아동들이 모여서 강사진의 이론과 실기 교육을 통해 열심히 준비하고 연주를 통해 치유하고 느끼고 배우는 그런 꿈의 공동체다.
-꿈의오케스트라포항이 지속성 있게 운영되기 위해서는?
△시민들의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많은 분의 성원과 후원이 있다면 지역의 많은 유소년이 행복한 음악교육을 통한 사회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는 구성원으로 성장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10여 년 넘게 음악감독으로 있으면서 보람이 있었다면.
△지난 2013년 5월 꿈의오케스트라포항이 창단됐을 때 초대 음악감독을 맡았다. 처음 학생들을 가르쳤을 때 가장 원한 것은 아이들이 개인 실력보다 음악교육을 통해 건강하게 성장하는 것이었다. 아이들에게 기본기보다 동기를 부여하는 데 집중했고 현재는 중상위권의 실력을 갖출 정도로 모두 기량이 좋아졌다.
-정기연주회, 찾아가는 음악회 외에도 앞으로 어떤 공연을 선보일지도 궁금하다.
△꿈의오케스트라포항은 지난 2018년 포항시 지진방재국에서 주최한 심리치유 힐링 콘서트를 비롯한 지역 음악회, 교류 연주회, 포항시민의날 축제, 정기연주회 등 다양한 축제 및 행사에서 시민들에게 따뜻한 위로와 선율을 선사했다. 매년 두 차례 정기연주회를 진행했고 올해에는 상반기 공연으로 지난 5월 찾아가는 음악회를 성공적으로 치러냈다. 지난 2018년에는 심리치유 힐링 콘서트를 수행하며 지진 트라우마를 겪고 있는 시민들에게 따뜻한 위로와 선율을 선사해 ‘포항형 엘시스테마’의 가치를 입증했다.
-음악가로서 성취하고자 하는 궁극적 목표가 있다면.
△저는 학생들에게 음악교육을 하면서 악기를 배우는 데 그치지 않고 다양한 예술적 경험과 정서적인 안정감과 음악을 통해 삶의 행복을 만들어 나가는데 목표를 두고 있다. 어릴 때 예술적 경험을 한 아이들이 성인이 되었을 때 자연스럽게 문화를 이해하고 즐길 수 있는 풍요로운 삶을 살아갈 수 있게 된다. 심리적 정서적으로 불안한 시대에 살고 있는 현대의 학생들에게 삶의 풍요, 행복한 삶을 느끼게 하는 게 음악과 문화의 힘이 아닌가 생각한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