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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지금 행동하세요” 희망의 사도가 전하는 끝나지 않은 메시지

윤희정기자
등록일 2023-08-24 17:42 게재일 2023-08-25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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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의 책’<br/><br/>제인 구달·더글러스 에이브럼스·게일 허드슨 지음<br/>사이언스북스 펴냄·인문
“희망은 무엇입니까? 선생님은 희망을 어떻게 정의하시죠?”

“희망은 우리가 역경에 맞서 계속 나아가게 해 주는 힘입니다. 희망은 살아남은 것들의 특징이고 생존의 본질이에요.”-‘희망의 책’ 본문에서

‘희망의 책’(사이언스북스)은 30년 넘게 동물과 인간, 환경의 권리를 위해 전 세계에서 활약해 온 제인 구달(90) 박사의 최신 인터뷰집이다.

1934년 4월 3일 영국 런던에서 태어나 본머스에서 자란 제인 구달은 ‘최초로 야생에서 침팬지를 연구한’ 행동학자다. 23살이던 1957년 케냐 방문 중에 인류학자 루이스 리키를 처음 만난 이후 1960년 탄자니아 곰베 지역에서 야생 상태의 침팬지를 연구하기 시작했다. 이와 관련해 1965년 케임브리지 대학교에서 동물행동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제인 구달은 ‘희망의 책’에서 시간이 지나면 침팬지들의 신뢰를 얻을 수 있으리라는 희망이 없었다면 다 포기했을 것이라고 회상한다. 침팬지와 환경에 대한 염려는 그가 곰베를 떠나게 된 이유였다. 제인 구달은 아프리카 전역의 침팬지들에 대한 위협을 깨닫고, 1986년 6개국 현장을 방문한 이후 비단 침팬지뿐만 아니라 인간과 환경 전반에 대한 변화를 촉구하고자 전 세계를 다니기 시작했다.

그녀가 1977년 침팬지를 비롯한 야생 동물과 환경을 보호하기 위해 설립한 제인 구달 연구소는 현재 세계 28개국에 지부를 두고 있다. 전 세계적인 풀뿌리 환경운동 모임인 뿌리와 새싹(Roots & Shoots)은 1991년에 “모든 사람은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는 희망적인 철학에 따라 젊은이들을 위한 프로그램으로 시작됐다. 한국 내 뿌리와 새싹 소모임 운영 관리와 지원 업무는 2013년 설립된 생명다양성재단에서 총괄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유달리 내가 자주 받는 질문은 아마도 이런 것들일 것이다. 솔직히 우리가 사는 세상에 희망이 있다고 믿습니까? 우리 아이들과 손자들의 미래를 위한 희망이? 나는 진심을 다해 그렇다고 대답할 수 있다. 우리가 그간 지구에 끼친 해악을 치유하기 시작할 수 있는 시간의 창문이 아직은 우리에게 열려 있다고 믿는다. 하지만 그 창문은 닫히고 있다. 우리 아이들과 그들의 아이들의 미래를 염려한다면, 자연의 건강을 염려한다면, 우리는 함께 힘을 모아 행동에 옮겨야 한다. 바로 지금, 너무 늦기 전에 말이다.”-제인 구달

이 책의 공저자이자 기획자인 더글러스 에이브럼스는 전작 ‘기쁨의 발견’에서 달라이 라마, 데스먼드 투투 대주교를 만나 나눈 대화를 담아낸 바 있다. 기후 위기와 환경 파괴로 희망이 사라진 듯한 이 시대, 희망의 메신저 제인 구달과의 만남은 곧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며 더욱 절실한 것이 됐다.

이 책은 크게 3부로 구성된다. 1부 ‘희망이란 무엇인가?’에서는 두 사람이 생각하는 희망의 진정한 의미를 떠올리며 어떻게 희망을 지켜나갈 수 있는지 탐구하고 있다. 2부 ‘희망에 대한 제인의 네 가지 이유’는 희망의 네 가지 주요 근거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제인 구달은 인간의 놀라운 지능, 자연의 회복 탄력성, 젊음의 힘, 굴하지 않는 인간의 정신력을 희망의 이유로 꼽는다. 3부 ‘희망은 끊임없이 갱신된다’는 제인 구달의 여정이 처음 시작된 시절에서 출발해 다음번 모험에 대한 기대로, 희망으로 마무리된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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