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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12월이다

등록일 2023-11-30 19:35 게재일 2023-12-01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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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영대 전 포항대 교수

이제 12월이다. 본격적인 겨울의 시작, 찬 바람이 세차게 불고 흰 눈이 내리는 계절이다. 우리말로는 ‘섣달’이지만 아직 음력으로는 ‘동짓달’이다. 양(陽)의 기운이 시작되는 달이며 지난 한 해를 회고·정리하며 다음 해를 준비하는 달이기도 하다. 또 12월은 영어로는 December, 그런데 ‘Decem’의 뜻은 라틴어로 숫자 ‘10’을 의미하며, 옛 최초의 로마력(曆)은 10월까지였는데 열두 달로 되면서 뒤로 밀려난 것이다. 그러고 보니 11월 November도 라틴어 ‘9’의 의미를 갖는구나.

이제 북극에서 대륙성고기압의 찬 기운이 불어오면 기온은 영하로 뚝 떨어지고 땅은 얼어붙어 빙판길 사고도 염려된다. 추위에 겨울 독감 인플루엔자와 폐렴이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는 보도와 함께 코로나19의 확산 우려가 있어서 독감 예방주사와 백신접종을 동시에 하도록 권장하고 있다. 3년 전에 코로나바이러스가 들어와 번지며 1일 발생자가 처음으로 1천 명을 넘었던 달도 그해 12월이었다. 그리고 계속 창궐하여 펜데믹을 일으키더니 아직도 멈추지 않고 있으니 방역 당국도 손을 놓지 못하고 있다.

12월은 크리스마스가 있다. 성탄을 기리는 마음으로 주위에 온정을 베풀어야 할 곳이 많다. 그래서 연말 자선 모음을 하며 쌀도 모으고 구세군 자선냄비에 성금을 넣고 있다. 서울 광화문광장뿐만 아니라 각 지방 곳곳에 희망 나눔 캠페인을 벌이며 ‘사랑의 온도탑’이 세워지면 내년 1월 31일까지 62일간 시민들의 따뜻한 마음을 모아 100도를 훌쩍 넘기를 희망해 본다.

초겨울을 지나 일 평균 온도가 0℃ 이하인 엄동이 되면 흰눈 잔치가 벌어지는 스키장이 열리겠지만 KBO 등 야외 경기는 비활동 기간이 되어 스토브 리그에 들어가게 된다. 대부분 학교는 겨울방학을 하여 쉬게 되고 곤충이나 짐승들도 긴 겨울잠에 빠져드는 1년의 끝 달, 우리도 겨울을 준비해야겠지….

옛 어릴 때의 기억을 되살려 본다. 겨울이 되면 아버지는 군불을 때기 위해 장작 한 소달구지 구해놓으면 푸근한 얼굴이 되셨고, 세월이 흘러 연탄으로 바뀌었지만 지금은 가스와 전기가 방을 덥히고 집을 따뜻하게 한다. 참 좋은 세상이다. 또 중요한 건 김장 담그는 일이다. 어머니는 배추 수십 포기를 잘라서 소금물에 절이고 고추 마늘 생강 등을 빻아 버무려 큰 장독에 넣어 땅에 묻고 흐뭇해하셨다. 이젠 절임 배추 몇 포기만 사 와서 양념 묻혀 냉장고에 넣으면 된다.

벌써 12월, 단풍 들었던 잎사귀가 다 떨어지면 겨울철 나뭇가지 치기를 해야된다. 나뭇가지 모양을 잘 살펴서 햇볕을 잘 받아 성장에 방해받지 않도록 밑가지를 잘라주어 새봄에 예쁜 새순을 기대하는 것이다. 요즈음 우리 사회는 가지치기해야 할 곳들이 많음을 느낀다. 잘 골라 수형(樹形)을 가다듬는 일꾼이 나와야 할 텐데 걱정이다.

대통령도 나서 민관이 온 힘을 다했던 부산 2030세계박람회 유치는 불발됐고 우리의 힘찬 미래를 실현하려던 꿈도 좌절됐다. 12월의 탄생석은 청록색 터키석이다. 성공과 승리 그리고 행운의 의미를 담고 있고 부정 에너지를 추방하고 독성을 판별한다고 하니 파란 하늘과 바다의 기운을 품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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