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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가, 정치인, 정치꾼

등록일 2023-12-14 16:54 게재일 2023-12-15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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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영대전 포항대 교수
윤영대전 포항대 교수

계묘년을 보내며 교수신문에서는 전국 대학교수 1천315명을 대상으로 올해의 사자성어를 설문조사 했는데 30% 정도가 ‘견리망의(見利忘義)’를 택했다고 한다. ‘눈앞의 이익을 보고 의로움을 잊는다’는 뜻으로 고위 공직자를 비롯한 정치인의 현 세태를 꼬집은 것이라 본다. 권력을 가진 자들이 자신의 올바른 책무를 팽개치고 권리를 주장하며 이익을 챙기고 있다는 생각들을 대변한 것이리라. 다음으로는 ‘적반하장(賊反荷杖)’을 골랐다. 자기 또는 자기편의 언행에는 나 몰라라 하면서 그 책임을 남에게 돌린다는 것, 즉 국정운영의 책임은 정부 탓, 언론 탓을 해댄다는 것이다.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우리나라 정계는 그야말로 국가의 미래, 국민의 행복 따위는 관심이 없는 듯 자기들만의 이전투구(泥田鬪狗)에 뛰어든 모양새다. 정치를 하는 사람 즉, 정치인이란 ‘국가공무원법’에서 정무직 공무원으로 정의하는 사람으로 국가원수, 장관, 국회의원 등을 지칭하는 말이지만 그들은 국민의 복지향상과 국가이익 도모를 실천하는 나라와 국민의 일꾼이다. 우리는 그들의 언행을 보며 정치가, 정치인 또 정치꾼이라 부르고 있다. 영어로 굳이 구별한다면 정치가는 Statesman, 정치인은 Politician이다. 정치가는 ‘국내 정치나 외교에 관한 언행이 공정하고 존경받는 사람’이라면, 정치인은 ‘자신 또는 자기편의 이익만을 쫓는 모사꾼 즉 정치꾼’으로 폄훼되고 있는 느낌이다.

프랑스 조르주 퐁피두는 “정치인은 나라를 위해 자신을 바치는 사람이고, 정치꾼은 자신을 위해 나라를 이용하는 사람”이라 했다. 이러한 관점에서 보면 우리나라 많은 정치인은 정치꾼들로 보여진다. 자기 당 우선이고 국민권익은 나중이라는 태도로 공약을 쉽게 뒤집고 정당한 근거도 없이 상대방을 비난하고 의견을 짓밟고 있다.

정치가의 자질은 도덕적이며 준법의식을 갖고 미래 지향적인 개혁을 통해 국가 번영을 지향하며 결과에 대한 책임감을 가질 수 있어야 한다. 이들을 좀 낮추어 정치인이라 한다면 사소한 거짓말이 탄로가 나도 전혀 부끄러워하지도 않고 비도덕적, 비윤리적 행위를 한다는 부정적인 시각이 있다.

우리나라는 정치인이라면 주로 국회의원을 생각하고 있다. 이들은 과연 정치에 대한 논리적 능력을 가진 사람 즉 정치외교학, 법학, 행정학, 사회과학 등을 전공한 자가 얼마나 될까? 언론인과 공무원으로 재직하다가 정계로 뛰어드는 경우가 많을 것이다. 보좌관을 9명씩이나 데리고 있으니 전문성을 띤 사항은 그들에게 맡기면 되겠지만 정치인으로서 업적을 쌓아 특정 분야에 영향력을 줄 수 있는 정치엘리트가 많아야 국가백년지계를 설계하는 의로운 정치를 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의 근대사에 정치가라 부를 수 있는 인물이 과연 몇 명이나 될까? 오히려 귀에 익은 정치인 거의 모두를 정치꾼이라 불러도 될 듯하니, 과연 정치가로서의 꿈을 갖고 있기나 한 것일까? 우리나라는 정치꾼들의 저질스러운 행태로 안보와 경제가 걱정스러우니 앞으로 참다운 정치개혁을 통해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을 만드는 훌륭한 정치가들을 뽑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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