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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규분양 절벽에 관련 업체도 ‘죽을 맛’

김영태기자
등록일 2023-12-19 19:51 게재일 2023-12-20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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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분양승인 한 건도 없는 대구, 대행사 등 사실상 개점휴업<br/>“내년까지 상황 지속땐 산업기반 자체가 붕괴” 우려 목소리 커

대구·경북지역 신규아파트 분양이 저조하면서 지역 내 분양관련 업체들이 생사기로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지역 분양관련 업체 등에 따르면 대구의 경우 올 12월 현재 50가구 이상 신규아파트 분양(입주자 모집공고일 기준)은 단 한 건도 없고 후 분양을 위해 공사가 진행 중인 현장은 있지만, 올해 신규분양은 대구시의 승인 보류로 단 한 건도 없다.


이로인해 대구지역 분양관련 업종으로 분류되는 △분양대행 △광고대행 △인테리어업 △설계회사 등의 산업기반이 뿌리째 흔들리다 못해 사실상 초상집 분위기다.


특히 직접 공사에 참여하는 건축, 토목, 설비, 전기, 조경 등의 전문건설업체는 분양사업이 없어도 공사만 진행되면 공정별로 매출이 발생하지만, 신규분양 시 일감을 확보해야 하는 이들 업체의 경우,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로 1년간 허송세월을 보낸 셈이다.


(주)애드메이저가 발표한 주택동향보고서에도 지난 2019년부터 2023년까지 대구지역 신규주택 현장의 분양광고 수주현황은 전체 151개 단지 중 지역 업체가 분양광고를 진행한 단지는 57개로 37.8%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됐다.


또 같은기간 지역 건설업체가 분양한 31개 단지를 제외하면 전체 120개 단지 중 26개 단지로 21.7%의 초라한 성적표를 기록하는데 그쳤다.


이에 따라 이 기간 동안 전체 151개 단지 중 지역 건설업체는 31개 단지로 전체 물량의 20%에 불과하고 최근 10년으로 확대해보면 그 결과는 더 심각하다.


결국, 호황기로 분류되는 지난 10년간의 대구지역 부동산시장은 역외업체들의 잔치로 끝났고 지역업체는 물론이고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크게 이바지하지 못한 셈이다.


분양관련 업계의 경우 이미 지난해 말부터 부동산경기 침체를 예상하고 대부분 희망퇴직, 탄력근무제 도입 등으로 인력을 감축하거나 고정비 절감에 나서고는 있지만, 일감이 줄어든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아예 없어져 버려 한계상황에 내몰리고 있다.


실제로 대구와 서울에 사무실을 두고 있는 A 광고회사는 20명의 인력을 지난 6월까지 절반으로 줄이는 등 생존을 위한 구조조정이었지만, 남은 인력 10명도 현재 사라진 일감을 감안하면 턱없이 많은 숫자다.


B 광고회사는 대부분의 정규직을 없애고 프리랜서를 중심으로 회사를 운영하는 등 고정비 절감을 위한 최후의 수단까지 강구하고 있다.


C 분양대행사는 신규분양이 어려워지자 아예 다른 업종(중개업)에 진출하는 등 자구책 마련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분양관련 업계를 이대로 방치해 뒀다가는 산업기반 자체가 무너져 회복하는데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뿐만아니라, 경쟁력 회복도 쉽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이는 부동산관련 업종이 기본적으로 200여 개 협력업체와 함께 지역경제에 기여하고 있으며, 그 하청업체까지 고려하면 파급효과는 기하급수적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고용창출 효과가 높은 건설관련 업종이 살아야 지역경제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최종태 대구경북 광고산업협회 회장은 “이런 상황이 내년에도 계속되면 얼마 지나지 않아 지역의 건설업체가 신규분양을 할 때 외지 분양대행이나 광고대행사를 불러야 하는 촌극이 벌어질 수도 있다”며 “내년 초 분양에 나설 외지기업들이 지역 분양관련 업계를 또 다시 외면할 경우, 침체된 대구 부동산시장에서 지역 관련기업의 기반이 무너질 상황으로 내몰릴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태기자 piuskk@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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