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 구청마다 주차공간 포화상태<br/>청사 진입 어려워 도로 ‘북새통’ <br/>직원 수용률마저 30% 채 못미쳐<br/>시민·직원 모두 주차난에 ‘고통’<br/>지자체는 뾰족한 해법 없이 손놓아
#1. 13일 오후 1시30쯤 방문한 대구 북구청. 청사 앞 도로에는 구청을 찾은 차량이 길게 줄을 서 1개 차로가 꽉 막혔다. 줄지어 선 차량 사이로 우회전하려는 차량은 청사 진입을 기다리며 차선을 막고 있는 차량에게 연신 경적을 울려댔다. 이날 승용차를 이용, 북구청을 방문한 A씨는 “주차하기가 어려워서 구청 방문하는 게 겁난다”며 불평했다. A씨는 “5분도 안 걸리는 민원 처리를 위해 방문했는데 주차를 위해 진입하는 데에만 20분 이상 기다렸다”며 “근처에 공영주차장이나 노상 주차장이 있는 것도 아니라서 답답하다”고 하소연했다. 이어 “저 같은 직장인은 잠깐 민원 해결을 위해 차를 가지고 구청에 잠시 방문하는 경우가 많은데 주차를 위해서 20분 이상 기다리게 되면 매우 난감하다”고 곤혹스러워 했다.
#2. 대구 수성구청을 찾는 민원인들은 청사내 주차장을 몇 십바퀴씩 돌며 빈 주차공간을 찾는 것이 다반사다. 그러다보면 1∼2시간은 주차하는데 허비해야만 한다. 13일 오전 수성구청을 찾은 한 주민은 “바삐 해결해야할 민원이 있어 자가 운전을 해왔는데 1시간 째 주차도 못 하고 있다”며 불편이 너무 심하다고 주차관리 요원에게 하소연했다. 하지만 수성구청은 오는 2029년 대구어린이공원부지로 이전이 예정돼 있어 주차장 확대는 엄두도 못낼 상황이다.
#3. 대구 서구청에서 일하는 공무원 B씨는 차량을 가지고 있지만 대중교통을 이용해 왕복 1시간반을 출퇴근한다. 예전에는 직원들이 구청 주차장에 주차할 수 있었지만, 민원인들의 주차 공간이 부족하다는 의견이 제기돼 수년 전부터 직원들의 주차를 내부적으로 막고 있기 때문이다. 서구청사에는 총 565명이 근무하고 있지만 민원방문 차량의 주차 편의를 위해 대부분의 직원들은 주차를 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이처럼 대구 각 구청마다 청사 주차장은 물론이고 청사 인근의 노상 주차장마저 빈 공간이 없어 업무차 지자체를 찾은 시민들과 직원들은 곤욕을 치르기 일쑤다.
지역 내 지자체 청사의 자체 주차장이 너무 협소해 증가하는 차량 수를 따라잡지 못하는 탓이다. 도심 외곽지역에 자리 잡은 달성군청과 군위군청을 제외한 도심 내 구청청사들의 주차 문제는 심각한 수준이다.
대구 내 구·군청의 각 청사 주차장 규모는 △북구 86면 △동구 100면 △서구 157면 △중구 217면 △남구 90면 △수성구 130면 △달서구 193면 △달성군 809면 △군위군 395면 등이다.
각 청사 주차장의 직원 수용률은 서구 27.8%, 달서구 23.5%, 남구 18.1%, 수성구 14.9%, 동구 12.6%, 북구 12.4% 등으로, 청사 근무 직원 1명당 1대의 차량을 소유했다고 가정했을 때 직원의 30%에 채 미치지 못한다.
구청에 다수의 민원인이 방문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더욱 심각하다.
대구 도심에 있는 자치구별 하루평균 차량 방문객은 대략 △북구 518명 △동구 800명 △서구 580명 △중구 300명 △남구 500명 △수성구 850명 △달서구 2천500명으로 집계됐다.
민원인들은 차량 증가에 따른 주차난은 당연하다는 식으로 이용자들의 이해만 구할 것이 아니라 보다 적극적인 해결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반면 지자체들은 부족한 청사 주차 공간 확보에는 뒷전이다. 지자체들도 추가 주차선 지정과 주차 타워 건립 등 주차장 확보에 나서고 있지만 도심에 있어 쉽지 않다며 손을 놓고 있는 상황이다.
한 지자체 관계자는 “주차면이 부족하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어서 추가적인 대책 마련을 고심하고 있지만 현재 명확하게 추진되고 있는 것은 없다”고 말했다. /김재욱·안병욱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