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주지연’ 대구 달서구 두산위브더제니스 입주예정자 집회·삭발식<br/>“사전점검 강행까지 잇단 피해”… 시행사 “준공 예정일 전 공사 마쳐”
대구 신축 아파트 마다 건설사들이 준공 승인을 위해 무리한 사전점검 강행하면서 입주자들의 피해가 이어지고 있다.
21일 대구 달서구에 준공 예정인 두산 뉴센트럴 두산위브더제니스 아파트 앞에서 입주예정자 200여 명이 모여 집회를 했다.
80일 가량 미뤄진 입주 지연 문제가 걸려 있는 가운데 시공사가 공사판이나 다름없는 현장에서 사전점검을 강행했기 때문이다. 지난 20일 사전점검일인 이곳 현장은 굴착기 등 중장비를 이용한 외곽공사가 한창이었고, 내부 역시 공사 자재들도 가득했다.
이날 집회에서 입주예정자 A씨는 “올해 2월 입주를 앞두고 있었으나, 자재 원가 상승, 화물연대 및 건설노조 파업, 정부의 근로시간 단축 등의 이유로 입주가 오는 5월 21일로 약 80일가량 미루어진 상태”라며 불만을 터트렸다.
이어 “아파트 계약서에는 입주 지연이 발생할 경우 지체 보상 지원금 지급으로 명시돼 있으나, 시행사인 케이비에스테이트는 금전 부족 문제로 입주 후 협의한다는 입장”이라며 “시공사 두산건설 또한 소극적 태도”라고 비난했다.
또다른 입주자 B씨는 “3월 기준 공정률이 94.59%라고 표기돼 있지만 호이스트 및 타워크레인 해제도 이뤄지지 않는 등 타 현장과 비교, 공정률을 신뢰할 수 없다”면서 “현장 소장과 구청에게 민원을 제기했으나 돌아온 대답은 ‘믿고 기다려 달라는 말뿐’”이라고 하소연했다.
입주자 C씨는 “현장 방문을 해 보니 경악 그 자체였다”면서 “이런 상황에서도 시행·시공사는 계약서상 명시된 준공 승인 지연 계약 해지 상황을 피하고자, 사전 점검 및 준공을 일방적으로 통보하고 관련 절차를 진행 중”이라고 호소했다.
이들은 “하자투성인 아파트 무제한 준공연기”, “위험천만 부실시공 두산건설 책임져라” 등을 집회 내내 외쳤으며, 비장한 마음으로 입주예정자 대표들은 삭발식까지 거행했다. 입주예정자들이 가장 문제 삼는 건 시행사 측 불만도 있지만, 지체 보상 지원금이다.
입주예정자 가운데 입주예정일에 맞춰 이사를 해야 하거나, 계약기간이 만료되는 세대가 꽤 많아서다. 이에 지체보상금 지급 및 하자보수 시간 확보를 요구하고 있다.
시행사 관계자는 “준공 연기는 시공 관련 문제여서, 시공사가 지체보상금을 지급해야 하지만, 계약서상 1년 전에 준공 연기를 미리 알리면 지체보상금을 지급할 필요가 없다”면서 “준공 예정일 전까지 모든 공사를 마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달서구 관계자는 “입주자들을 위해 5월 초쯤 사전점검을 다시 진행할 예정”이라며 “공사가 제대로 안 되면 구청의 사용검사 승인이 나지 않을 것이고, 사전점검 후에도 하자 보수를 위한 시간이 마련될 수 있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 하반기부터 경북 경산, 대구 수성구 파동, 대구 중구 등 신축아파트마다 준공승인일을 맞추기 위한 공사판 사전점검을 진행해 입주예정자들의 집회가 이어지고 있다. 이에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부동산업 관계자는 “현재 여러 가지 요인으로 신축 아파트 공사 현장은 같은 모습을 보일 것”이라며 “현 상황에 맞는 관련법을 제정해 입주민들의 편의를 도와야 할 것 같다”고 분석했다.
/김재욱·안병욱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