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 어려울 때 떠받친 핵심 기반<br/>지역 정가 “지지층 모독해서야”
윤상현 의원은 22일 국회의원회관에서 ‘2024 총선 참패와 보수 재건의 길’을 주제로 낙선자 초청 세미나 모두발언에서 “이번 총선은 예견된 참패다. 작년부터 수도권 위기를 말했지만 너무나 준비가 안 됐다. 수도권 감수성에 약한 지도부의 한계도 있었다”며 “영남당으로 고착화한 우리 당의 체질적인 한계”라고 재차 강조했다. 이에 앞서 윤 의원은 지난 18일에도 “내가 생각하는 구조적인 원인은 영남 중심당이라는 한계”라며 “공천 받으면 당선되는 상황에서 공천에 목매고 당 지도부나 대통령에 아무 쓴소리를 못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도 “영남 의원들은 왜 우리 때문에 졌냐 하겠지만 영남당이라서 진 게 맞다”며 “한동훈 위원장이 어떤 선거도 못해서 감이 떨어지면 그걸 보완할 원내대표가 어디 출신인가. 대구 출신 아닌가”라고 했다. 급기야 국민의힘 일부 수도권 낙선자들은 “영남 좀 탈피해 달라”며 “전당대회, 비대위, 원내 지도부 구성할 때 영남의 배려와 헌신이 좀 있길 바란다”고 촉구하기도 했다. 이같은 논란으로 인해 국민의힘 윤재옥(대구 달서을) 원내대표 겸 당대표 권한대행은 비대위원장을 맡지 않기로 결정했다.
국민의힘 TK의원 및 당선자들은 이 같은 주장에 반발하고 있다. 이철우 경북지사, 권영진(대구 달서병) 당선인에 이어 이번 총선에서 컷오프(공천 배제)된 후 당 중앙선대위 종합상황실 부실장을 맡은 홍석준(대구 달서갑) 의원도 “수도권 선거 준비의 문제이지, 영남의 문제는 아니다”고 반박했다. 그는 총선 패배에 대한 영남 책임론이 나오는 것에 대해 “그렇게 되면 우리당의 주요 지지기반인 영남 유권자들의 화만 불러일으킨다”면서 “총선의 공천과 선거지휘를 했던 한동훈 위원장과 장동혁 사무총장이 영남 출신도 아니지 않는가”라고 반문했다. 실제 한 위원장은 서울 출신이다. 나아가 TK지역에서도 30대 젊은 정치인들이 탄생한 것처럼 영남지역에서도 혁신적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인물들이 있다는 점에서 무조건적 영남 2선 후퇴론은 옳지 않다는 지적이다.
이 때문에 지역 정가에서는 “TK지역 등 영남권은 당이 어려울 때마다 무너지지 않도록 떠받쳐 준 핵심 기반”이라며 “스스로 영남당으로 깎아내리는 건 영남 지지층을 모독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박형남기자 7122love@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