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나아가 직무유기 될 수 있다”<br/>尹 대통령, 국힘 원내대표 선출 개입 차단 주문
대통령실 홍철호 정무수석은 3일 전날인 2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채상병 특검법에 대해 “대통령께서 이를 받아들이면 나쁜 선례를 남기는 것”이라고 말했다.
홍 수석은 이날 MBC라디오에 출연해 “대통령께서 아마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기는 어려울 것”이라면서도 “사법 절차에 상당히 어긋나는 입법 폭거다. 지금 경찰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수사 중인 사건이기 때문에 이 절차가 끝나는 것을 기다려야 합법적”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민주당이 검찰을 믿지 못하겠다고 해서 공수처를 만들었는데 공수처도 못 믿겠다면 없애야 한다”며 “모든 사안을 특검으로 가자고 법을 개정하든지, 법은 그렇게 만들어 놓고 대통령보고 지키라고 하느냐”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그는 “결국 대통령께서는 이를 받아들이면 나쁜 선례를 남기는 것”이라며 “더 나아가서 직무 유기가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통령실은 전날 “채 상병의 죽음을 정치적 목적으로 악용하려는 나쁜 정치다. 엄중 대응하겠다”며 대통령의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 가능성을 시사했다.
홍 수석은 윤 대통령의 취임 2주년 기자회견에 대해 “취임일(5월10일)은 넘기지 않는 것으로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통령실은 취임 2년을 맞은 5월 10일 이전인 8∼9일에 기자회견을 개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홍 수석은 또 민정수석 부활과 관련해 “방향은 맞는다”며 “명칭은 민정도 있을 수 있고, 민생도 있을 수 있는데 명칭과 인사 문제는 대통령의 고유 권한이다”고 밝혔다.
한편, 윤석열 대통령이 국민의힘의 원내대표 선출과 관련해 “의심 살 일은 하지 말라”고 대통령실 참모들에게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홍 수석은 “여소야대 상황에서 우리가 ‘이리 가자, 저리 가자’고 하는 것은 안 맞고 대통령도 똑같은 생각을 갖고 계시는 것 같다”고 밝혔다.
그동안 정치권에서는 대통령실이 친윤계 핵심인 이철규 의원을 물밑 지원하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왔지만 불필요한 논란을 차단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박형남기자 7122love@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