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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도 옆 한 명만 겨우 지나갈 보행로인데”… 위험천만 등굣길

안병욱 기자
등록일 2024-05-20 20:06 게재일 2024-05-21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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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복현중 정문 앞 300m 샛길 <br/>15m간격 전봇대 도로로 튀어 나와<br/>사실상 차량 1대 정도만 주행 가능<br/>철제 안전펜스 없이 학교 오가는데 <br/>단속카메라·신호등마저 없어 아찔
20일 오후 4시30분쯤 대구 북구 복현중 학생들이 주황색 유도봉으로 마련된 보행로로 하교하는 모습. /안병욱기자 eric4004@kbmaeil.com

20일 오전 8시쯤 대구 북구 복현동 복현중학교 정문 앞 도로.

차량 두 대가 왕복으로 겨우 움직일 수 있는 좁은 골목 한 켠에 주황색 유도봉으로 마련된 좁은 보행로로 이 학교 학생들이 등굣길에 올랐다.


인근 영진전문대 동문 앞 왕복 4차선 도로로부터 약 300m 정도 길이의 샛길로 난 골목 끝 무렵에 위치한 이 학교 학생들은 좁은 골목임에도 불구하고 양쪽에서 오는 차들 사이에서 눈치껏 보행하며 아침 등굣길마다 진땀을 흘린다.


복현중 2학년 A(13) 군은 “학교에 올 때마다 좁은 도로에서 빠르게 달리는 차들이 무섭다”며 “아침에는 차들이 골목에 엉켜 있어서 등교하기가 불편하다”고 토로했다.


이 골목은 약 15m 간격으로 세워진 전봇대가 도로로 튀어나온 상태로 줄지어 있어 사실상 자동차 한 대 정도만 제대로 주행할 수 있는 정도의 도로 폭으로 형성돼 있다.


하지만 이곳은 ‘출근길 지옥’으로 악명높은 복현오거리 구간 인근에 있어 학생 등교 시간 즈음에는 이 구간을 우회하려는 차량으로 인해 통행량이 많다.


북구청이 이곳에 주황색 시선 유도봉을 설치해 보행로를 구분하긴 했지만, 그 폭이 학생 한 명 정도만 겨우 지나다닐 수 있는 정도라 보행자들이 유도봉을 벗어나는 모습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특히 이 보행로에는 철제 안전 펜스도 없어서 돌발 사고가 발생했을 때 보행자를 지켜줄 수 있는 시설은 아무것도 없다. 또, 이 지점은 시속 30㎞ 구간이지만 과속단속카메라가 없어 속도위반을 단속할 수 없는데다가, 신호등도 마련돼 있지 않아 운전자들은 관습에 따라 주행할 수밖에 없다.


이 학교 교사들은 아침 일찍부터 학교 앞 골목에서 교통통제를 도맡아 하며 등굣길 학생 안전 확보를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취약한 교통환경으로 인해 근본적으로 학생 안전을 위협하는 요소를 제거하기에는 역부족인 상태다.


이에 학교 측은 정문 앞 좁은 도로에서 과속하는 차량이 많다며 여러 차례 구청에 과속방지턱 추가 설치 등 교통시스템 개선을 위한 민원을 제기해왔다.


20일 북구에 따르면 이 구간에 과속방지턱 설치에 대한 민원이 다수 접수됐지만, 학교 앞에 이미 두 개의 과속방지턱이 연속적으로 설치돼 있어 인근 주민들의 반대로 추가 설치는 하지 못한 상태다.


이처럼 학교 인근에는 빌라 등 거주시설이 많아 일방통행 지정 등에 대한 주민들의 반발이 심해 현재의 교통시스템에서 변경할 수 있는 것이 제한적이다.


북부경찰서 관계자는 “학교 측의 요청으로 시속 30㎞ 제한 표지판 추가 설치를 위해 제작중”이라며 “과속단속카메라는 예산 등의 문제로 주도로가 아닌 이면도로에까지 설치하는 것은 제한된다”고 말했다. /안병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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