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 구성 협상 묘수 사실상 없어”<br/>초선부터 중진 모두 복귀 찬성<br/>의원 총회에서 최종 결정할 듯
22대 국회 원 구성 협상의 책임을 지고 사의한 국민의힘 추경호(대구 달성) 원내대표에 대한 재신임 여론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초선 의원부터 중진의원까지 재신임 찬성 의견을 밝히고 있기 때문이다. 추 원내대표가 의원들의 의견을 수용해 복귀를 결정할 지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26일 정치권에 따르면 추 원내대표는 정희용(성주·고령·칠곡) 비서실장과 함께 백령도에서 잠행을 이어가고 있다. 추 원내대표는 휴대폰 전원을 끈 채 외부와 일절 연락을 하지 않고 있다. 추 원내대표는 국회 법제사법위원장과 운영위원장을 여당 몫으로 가져오지 못한 데 대한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한 뒤 백령도를 찾았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협상 결과에 책임을 지고 당분간 돌아오지 않겠다는 의지가 강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국민의힘 의원들은 “원 구성 협상 실패는 추 원내대표의 잘못이 아니다”며 재신임 여론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초선 공부모임을 이끄는 김대식 의원은 초선의원 단체채팅방에 “의석수가 절대적으로 열세인 우리당에 원구성 협상의 묘수는 사실상 없다. 추 원내대표는 국회 의석은 절대적으로 밀렸지만 국민 여론은 밀리지 않게 잘 싸워줬다”는 장문의 메시지를 올렸고, 초선 44명의 동의를 받아 이를 추 원내대표에게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3선 의원들도 추 원내대표가 사의를 표명한 당일 긴급 비공개 회동을 갖고 “사퇴 의사를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정한 바 있다.
4선 이상 중진의원들 역시 26일 국회에서 비공개 모임을 열고 추 원내대표에 대한 재신임으로 의견을 모았다. 정점식 의원은 모임 후 기자들과 만나 “국회 상황이 어렵고 당내 상황이 어려우니 조속히 추 원내대표가 복귀해 가열한 대야 투쟁을 전개해야 한다는 데 모두 뜻을 같이 했다”며 “내일 의원총회에서 다시 의원들의 전체 뜻을 한 번 들어보고 원내대표께 전달하는 방법을 강구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민의힘은 오는 27일 본회의를 앞두고 국회 상임위원장과 부의장 선출을 위해 열리는 의원총회에서 추 원내대표의 재신임을 최종 결정할 것으로 예정이다.
이에 대해 추 원내대표는 아무런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추 원내대표는 당분간 국회에 복귀하지 않고, 복귀하더라도 원내대표직을 맡지는 않겠다는 의사가 확고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다만 의원들이 재신임 찬성 의견을 밝히고 있는 데다 차기 당대표를 뽑는 전당대회를 앞둔 상황에서 원내대표마저 교체되면 당이 혼란에 빠질 수 있다는 점에서 추 원내대표가 국회로 복귀해 원내대표직을 맡을 수밖에 없을 것이란 전망이 조심스레 나오고 있다.
/박형남기자 7122love@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