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설머리지구 ‘관광객 북적’<br/>지역민들만 알던 횟집거리, 주변 개발로 매스컴 타며 전국 명소로<br/>2㎞ 해안도로 20여곳 성업… 탁트인 바다와 별미 한그릇 오감만족<br/>월 10만명 방문객, 1인당 2만원만 써도… 지역경제 효자노릇 ‘톡톡’
‘최고의 반찬(바다 풍경)과 즐기는 물회’, ‘목젖을 튕기는 매콤달콤한 맛’.
최근 tvN에서 방영된 ‘전현무 계획-포항물회’ 편에서 출연진들이 쏟아낸 어록(語錄)들이다. 연예인들의 칭송이 아니더라도 포항물회는 이제 현지인들의 기호식품을 넘어 여름철 계절 별미의 맨 앞자리에 자리 잡았다.
때마침 시작된 무더위와 휴가철이 다가오면서 포항의 물회 상가가 집중돼있는 북구 설머리에도 관광객들이 몰려들고 있다. 탁트인 영일만 바다를 배경으로 식도락과 관광, 문화, 휴식이 함께하는 공간으로 주목받고 있는 설머리물회지구를 돌아봤다.
△대로변까지 긴 줄, 30분 웨이팅 기본
“큰길까지 줄이 늘어서 있고, 평일에도 20~30분 웨이팅은 기본입니다.” 최근 북구의 한 물횟집을 다녀온 지인의 전언이다.
설머리지구는 일종의 ‘물회 특구’로 영일대해수욕장 개발에 맞춰 들어선 식당가이다. 일찍부터 물회를 특미로 개발해 2010년대 부터 언론을 통해 집중 소개되었고, 이런 인기를 배경으로 2015년 ‘우수 외식업지구’로 선정 되었다.
약 2㎞에 걸친 해안도로를 타고 20여곳 물회식당이 들어서 있는데, 이중 30년이 넘은 노포도 5~6곳이 넘는다고 한다. 다들 나름 인기를 자랑하지만 특히 전국구 반열에 들어선 ‘마라도회식당’ ‘바다원해’ ‘환여횟집’ 등은 주중, 주말을 불문하고 관광객, 손님들이 몰려든다. 식당에서 만난 한 관광객은 “탁트인 동해바다를 배경으로 달콤한 물회를 한 그릇 먹다보면 눈, 입과 오감이 다 즐거워진다”고 말했다.
△설머리 지구가 전국적 명소가 된 배경은
두호동, 환여동 일대는 10여 년 전만 해도 지역민들만 아는 소규모 횟집 거리였다. 그러나 2013년 영일대 해수욕장에 북구의 랜드마크인 해상 누각이 준공되고, 2014년 포항운하 물길까지 열리면서 관광객들이 급증했다.
때마침 ‘1박2일’ ‘생활의 달인’ ‘6시 내고향’ 등 유명 TV 프로그램에 맛집들이 소개되면서 물회는 국민 메뉴로 부상하게 되었다.
30년 넘게 물횟집을 운영했다는 한 점포 주인은 “10년 전 포항 운하가 열리고 해상 누각이 세워졌을 때 관광버스가 줄지어 다니며 손님들을 실어 날랐다”며 “이 당시 이 동네 횟집들은 단체손님들을 받느라 정신이 없었다”고 말했다. 건너편의 점포 주인도 “이 무렵부터 포항 물회는 이미 전국구 별미가 되어 외지인들을 불러들이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포항시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주변에 ‘장미원’ ‘스페이스 워크’ 등 명소들을 계속 조성해 쾌적한 분위기 조성에 적극 나서고 있다.
△설머리지구 포항 물회의 경제효과
그럼 포항물회가 지역 경제에 차지하는 비중과 경제 효과는 얼마나 될까? 물회 단일 메뉴로 정확한 통계를 산출하기 어렵지만 전자정부누리집의 ‘상권정보시스템’을 활용하면 실체에 가깝게 접근할 수 있다.
먼저 설머리 물회지구가 위치한 환여동, 두호동의 물회 총 매출액을 산출한 다음, 이 금액의 30%를 관광객 추정분으로 계산하면 대략 금액이 나온다.
포항시 관계자는 이런 계산법을 근거로 설머리지구, 영일대해수욕장의 물회 관광객을 월 10만여명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 10만 명이 1인당 2만 원을 지출한다고 가정하면 매월 20억의 돈이 설머리지구에 뿌려지는 셈이다.
물회가 여름 음식이고 계절 요인을 고려한다고 해도 연간 100만명 가까이 관광객들을 불러들이고 있다고 가정하면 물회는 대게, 과메기와 함께 지역 경제 효자 중 하나임에 틀림없다.
포항시 관계자는 “어부들의 패스트푸드로 출발했던 물회가 포항의 효자 메뉴가 될 줄 어떻게 알았겠느냐”며 “대게축제, 과메기축제처럼 물회를 테마로 시(市) 차원의 축제 개발을 적극 검토해보겠다”고 말했다.
/한상갑기자 arira6@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