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위험한 당무 개입” <br/>나경원··원희룡, 韓 후보 연일 공격<br/>김건희 문자 당무개입 번질 가능성도
국민의힘 당권 레이스가 본격화되면서 총선 당시 한동훈 후보가 김건희 여사의 명품가방 수수 의혹에 대해 사과 의향이 담긴 메시지를 무시했다는 논란이 변수로 부상했다.
앞서 한 후보는 지난 1월 19일 ‘명품백 수수 의혹’에 대한 사과 의향이 담긴 김 여사 문자 메시지를 받았지만, 답장하지 않았다. 이에 한 후보는 적극 해명하는 등 방어에 나섰다.
한 후보는 6일 유튜브 SBS ‘정치스토브리그’에 출연해 “지금 이 시점에서 이런 얘기를 일부러 만들어내는 것은 비정상적인 전당대회, 당무개입으로 많은 분들이 생각할 수 있는 위험한 일”이리며 “이 문제를 제기하신 분들이 좀 자제하셔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 후보는 당시 상황에 대해서도 상세히 설명했다. 그는 “그 시점에서 저만큼 보수 정치인 중에서 공개적으로 여러 적극적인 방법으로 (김 여사의) 사과를 요구한 정치인은 없었다”며 “일각에서 김 여사가 사과하고 싶었는데 제가 허락하지 않았다는 것은 상황을 대단히 호도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당시 1월 상황은 김 여사 관련 사과가 필요하다는 민심이 크게 일었고, 총선을 지휘하는 제 입장에서도 대단히 필요한 일이었다”며 “그래서 제가 공개적으로 국민의 눈높이에 맞지 않았다고 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그는 “대통령실에 어떤 식으로든 사과가 있어야 된다고 (국민 눈높이 발언) 이전에도 대통령실 공식 통로를 통해 얘기를 전달했다”며 “김 여사 문제는 1월 19일인 것 같다. (당시) 제가 문제제기를 계속 강하게 하고 있었고, 대통령실에서는 (김 여사 사과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얘기하던 상황이었다”고 했다.
한 후보는 특히 “저는 총선에서 이기는 게 목표였기 때문에 이 이슈에 대해서 어떤 방식으로든 국민 마음에 부합할만한 사과가 필요하다고 강하게 대통령실에 요구했다”며 “그런 상황에서 영부인이 저에게 개인 문자를 보낸다면 제가 답하는 게 이상하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그는 또 “공적인 의사 소통과 논의가 이뤄지는 과정에서 사적인 방식으로 관여하려는 대화가 이뤄지는 것은 부적절하다”며 “만약 제가 대답한 것이 공개된다면 더불어민주당이나 국민께서 ‘문제를 이런 사적인 통로로 해결한다는 말인가’라고 생각했을 것”이라고 했다.
이러한 해명에도 당권 경쟁주자들은 “해당행위”등을 거론하며 집중 공격하고 있다. 나경원 후보는 “한 후보가 변명을 할수록 본인 입지가 옹색해진다. 총선의 가장 핵심적 당사자로서 (대통령과) 전혀 소통을 안 했다는 것 자체가 정치 판단 부족을 넘어선 모습”이라며 “정치인의 태도로 볼 수 없다. 사실상 해당 행위”라고 비판했다.
원희룡 후보는 “이 사건의 본질은 총선에 가장 민감한 악재였던 영부인의 가방 문제에 대해 당내 논의나 대통령실과의 논의로 부치지 않고 대답도 안한 채로 뭉갰다는 것”이라며 “본인이 사과하겠다고 했으면 여당은 지지율 회복을 위해 사과를 어떤 수위로, 야당 공세에는 어떻게 해나갈지 충분히 숙의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반면, 윤상현 후보는 “김건희 여사의 사과 의사를 자의적으로 뭉갠 한 후보는 더 이상 변명은 그만하고 사과해야 한다. 6개월 전의 김건희 여사 사과 문자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원희룡 후보는 자중해야 한다”며 한·원 후보를 동시에 비판했다.
이런 가운데 정치권 안팎에서는 지난 1월 문자 메시지가 국민의힘 전당대회를 앞두고 불거진 점을 두고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특히 야권을 중심으로 대통령실, 김건희 여사 측의 전대·당무개입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민주당 박지원 의원은 “과연 영부인께서는 왜 이런 문자가 지금 공개되게 하셨을까. 무수한 문자가 오갔다는 설 등은 인사, 공천, 당무, 전당대회 개입으로 이어진다”며 “국정개입 국정농단으로 번질 수 있다”고 했다.
/박형남기자 7122love@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