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서천둔치 동호인 대회 강행<br/>재난상황 책임지는 시장 참석해<br/>인사말 하는 등 안전불감증 논란
장마철 폭우가 예보된 상습 침수지역에서 많은 인파가 모이는 체육행사가 강행돼 안전불감증 논란을 키우고 있다. 더욱이 폭우로 인한 인명 피해 대책을 세워야 할 기관장과 공무원들이 대거 행사에 참석해 시민의 안전을 외면했다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14일 오전 8시쯤 서천둔치 생활체육공원에서 4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2024년 독도수호를 위한 동호인 마라톤 대회 개회식을 진행됐다. 이 대회는 서천둔치에서 출발해 황성대교~알천교 등을 왕복하는 코스에서 열렸다.
기상청은 14일 경북 지역에 돌풍과 천둥‧번개를 동반한 시간당 20~30mm의 강한 비가 내릴 가능성이 있다고 예보하며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경주시는 이날 장마철 폭우로 인한 큰 비 피해가 예상된다는 내용의 안전문자를 전날 오후 9시18분쯤 시민들에게 발송했다. 대회가 열린 서천둔치는 상습침수지역으로 폭우시 침수로 인한 인명 피해가 우려되는 곳이어서 대회강행이 부적절했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주최측은 이날 서천둔치 통행을 막아 놓은 출입구 중 일부를 열어놓고 아침부터 비가 내리는 가운데서도 대회를 강행했다.
특히 재난안전상황실을 지켜야 할 경주시장이 개회식에 참석해 상습침수지역 대회 참가자들을 독려하며 인사말을 한 것으로 확인돼 빈축을 사고 있다.
폭우 대비책은 고사하고 이른 아침부터 개회식을 준비하면서 식전 공연 행사를 알리는 음악이 스피커를 통해 인근 주택가로 퍼져나가면서 ‘폭우 예보에도 행사를 강행한 게 적절했느냐’며 인근 주민들의 원성을 사기도 했다.
또한 행사 주최측은 야외행사는 날씨와 많은 관계가 있는 것 같으며 독도수호를 위한 동호인마라톤대회는 예정되로 진행한다면서 경기중 부상등 일체 책임을 지지않음으로 유의 하길 바란다는 글을 홈피에 올려 참가자들에 대한 안전대책에 둔감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높다.
경주시 관계자는 “(폭우에 대비해)차량 통제는 했으며 오전에 열리는 행사인데다 전국적으로 마라톤 참가자들이 이미 방문한 상태여서 진행할 수 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황성호기자 hsh@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