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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채상병특검법 세번째 발의

박형남기자
등록일 2024-08-08 19:40 게재일 2024-08-09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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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대상 문구에 ‘김건희’ 명시<br/>국힘 “더 허접한 특검법” 비난
더불어민주당이 채상병 특검법을 세번째로 발의했다. 이번에 발의하는 특검법은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먼트 대표의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 ‘구명 로비’ 의혹과 연계해 수사 대상에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를 올렸다. 채상병 특검법에 김 여사의 이름이 적시된 건 처음이다. 국민의힘은 “정치공작까지 특검하겠다는 것”이라며 “더 강하고 더 센 특검법이 아니라 더 허접한 특검법”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당 박찬대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대표발의하고, 민주당 의원 169명 전원이 이름을 올린 세 번째 특검법 수사 대상 항목 문구에는 ‘이종호 등이 김건희 등에게 임성근의 구명을 부탁한 불법 로비 의혹사건’이라는 내용이 명시됐다. 지난 21대 국회에서 폐기된 첫 번째 특검법, 지난달 국회 본회의에서 재의결 투표를 거쳐 폐기된 두번째 특검법에는 포함되지 않았던 내용이다. 나아가 ‘수사 과정에서 인지된 관련 사건 및 특별검사 등의 수사에 대한 방해행위’ 역시 수사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 전 대표가 연루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사건을 들여다볼 여지가 생긴 것이다. 특검 추천권은 더불어민주당 1명·비교섭단체 1명씩 갖는 것으로 했다. 한동훈 대표가 제안한 제3자 추천안은 반영되지 않은 셈이다.

민주당은 다만 더 강화된 채상병 특검법을 먼저 발의해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를 압박하고 있다. 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는 8일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에서 “민주당의 특검법안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한 대표도 자신이 생각하는 특검법을 내놓길 바란다”며 “그래야 토론이든 협상이든 되지 않겠느냐”고 밝혔다.

박 원내대표는 “우리 당에서도 일부는 ‘제삼자 추천’이 좋을 수 있다는 의견도 있기 때문에, (여당이 법안을 내놓는다면) 그 부분에 대해 우리가 잘 검토할 것”이라며 “국민의힘이 자체 안을 내놓지 않으면서 민주당 법안을 무조건 반대하는 것은 아예 특검을 안 하겠다는 말”이라고 강조했다.

국민의힘은 “정치공작까지 특검하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장동혁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벌써 이 특검법만 세 번째 반복하고 있는 것인데, 민주당이 왜 이토록 이 특검법에 목매달고 있는지 도저히 이해하기 힘들다”며 “이 정도 되면 이미 집착을 넘어선 것 같다”고 지적했다.

장 최고위원은 “이 특검법이 처음 발의됐을 때는 (특검 수사 대상에) 대통령실의 수사외압 의혹만 있었고, 두 번째 발의할 때는 밑도 끝도 없이 공수처 수사외압 의혹까지 추가했다”며 “이제는 역시 아무 근거 없는 해병대 사단장 구명 로비 의혹까지 추가했다”고 했다.

이런 가운데 ‘제3자 추천 방식 특검법’을 대안으로 주장해 온 한 대표 측에서는 실제 법안 발의 시기와 방식 등을 놓고 고심하고 있다. 한 대표 측근인 김종혁 최고위원은 “법안 발의는 지금 우리 당에서 반대하는 의원들이 압도적으로 많은 게 사실”이라며 “이분들을 설득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형남기자 7122love@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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