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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프링클러가 없다고요? 화재 안전사각 숙박시설 수두룩

이석윤기자
등록일 2024-08-26 19:59 게재일 2024-08-27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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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경북 5년간 170건 발생<br/>인명피해 총 33명·사망 3명<br/>소방설비 규정 강화 됐지만<br/>오래된 건물 설치 강제 못해

매년 대구 경북권 숙박시설에서 화재가 30여건 이상 일어나지만, 스프링클러 등 소방안전시설이 미비해 우려를 낳고 있다. 숙박시설을 대상으로 한 소방시설 관련 기준이 강화됐지만 소급 적용이 되지 않기때문에 화재 위험이 더 큰 오래된 건물이 오히려 소방시설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는 것.

26일 소방청 국가화재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최근 5년간(2019년 8월∼2024년 현재) 대구 경북 숙박시설에서 발생한 화재는 총 170건이다. 인명 피해는 총 33명으로, 이중 사망자는 3명이다. 숙박시설 화재는 2019년 25건, 2020년 40건, 2021년 33건, 2022년 28건, 2023년 44건으로 파악됐다.

숙박 종류별로 살펴보면 모텔에서의 화재가 전체 44%가량인 75건으로 가장 많았고 펜션이 38건, 여관이 21건으로 뒤따랐다.

숙박시설에서 화재가 계속돼 다수의 인명 피해를 낳는 것은 스프링클러 등 소방안전시설이 미비한 경우가 많았다.

스프링클러는 1981년 11월 11층 이상 숙박시설의 11층 이상에 설치하도록 관련 규정이 만들어졌고, 2005년 5월부터는 11층 이상 숙박시설 전 층에 설치하도록 의무화됐다.

2018년 1월에는 6층 이상 숙박시설의 전 층에 설치하는 개정안이 시행됐고, 2022년 12월부터는 층수와 관계 없이 숙박시설로 사용하는 면적이 600㎡ 이상인 경우에는 일반 스프링클러를, 300㎡ 이상인 경우에는 간이 스프링클러를 설치하도록 했다.

이처럼 소방시설 관련 기준은 계속 강화되고 있으나 개정 기준이 소급 적용되지않는 사례가 많아 과거에 건축된 숙박시설은 여전히 안전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최근 불이 나 19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9층짜리 부천 호텔도 2003년 준공돼 관련 법의 소급 적용을 받지 않았다.

스프링클러는 초기 화재 진화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효과적인 소화 설비다. 이에 스프링클러를 기존 건물에 소급 설치하려는 노력은 국회와 시민단체 등에서 지속되고 있다.

국민의힘 고동진 의원은 최근 숙박시설 등 특정소방대상물에 스프링클러 설비 설치를 의무화하는 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법안에는 해당 시설 관계자들이 2027년 12월 31일까지 스프링클러를 설치하도록 규정하고,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설치 비용의 전부 또는 일부를 지원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하지만 기존 건물에 스프링클러를 설치하는 데 드는 비용 등을 생각하면 영세한 숙박시설 운영자들에게 이를 강제하기는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소방청 관계자는 “현재도 기존 건물에 스프링클러를 설치할 시 정부나 지자체에서 지원하는 부분이 있으나 큰 공사가 필요하고 비용도 많이 들어가 오래된 숙박시설의 경우 (스프링쿨러를) 설치하지 않는 업체들이 많은 것이 사실”이라며 “시민들의 안전을 위해 스프링클러 설치를 유도하는 방안을 관련부처에서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석윤기자 lsy72km@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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