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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대란 대구 상급병원 공백 최소화에 ‘안간힘’

심상선기자
등록일 2024-08-28 19:44 게재일 2024-08-29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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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의 집단 사직 반발 7개월째 연차 높은 의료진 돌아가며 야근<br/>번아웃 상황서도 전 의료진 투입, 응급의료센터 기능유지 어려워<br/>코로나 재유행 등 위급한 상황… 정부·의사단체 특단 대책 시급

전공의 집단 사직으로 의료 공백이 장기화하는 상황에서 간호사 등 다른 보건의료 노동자까지 파업에 나서, 의료 현장의 혼란이 커지고 있다. 내년도 의대생 2000명 증원 정책에 반발한 전공의들이 병원을 떠나며 시작된 의료공백 사태는 7개월째로 접어들면서 결국 응급체계 마비라는 의료대란에 내몰렸다.

이러한 상황이 지속되자 결국 피해는 환자에게 고스란히 돌아가고 있다. 전공의가 떠난 대구지역 상급병원은 의료 공백 최소화를 위해 연차가 높은 의료진들이 번갈아 야근을 하며 고군분투하고 있다.

28일 오전 찾은 대구 중구 경북대병원. 병원 접수동에는 이른시간부터 병원 진료를 받기 위한 환자들로 북적였다. 응급의료센터 앞에는 의료진 인력 부족 장기화에 따른 평상시 응급의료센터 진료 기능 유지가 어려운 상황을 알리는 안내문이 눈에 띄었다. 진료 접수를 기다리던 최 모씨(60)는 “진료 접수를 하고 심장병 약을 더 타러 왔다”며 “다행히 올해에는 남편이나 내가 응급실에 온 적이 없지만 매년 한두 번씩 응급실에 가야 하는 일이 있었는데 요즘에는 응급실로 가도 제대로 치료를 받을 수 있을지 걱정된다”고 하소연 했다.

그러면서 “서울지역은 진료받는 것조차 힘들 정도로 의료 혼란이 심각하다는 소식을 접했는데, 대구는 아직까지 진료를 받을 수 있다는 것만 해도 다행”이라고 말했다.

아버지 문병을 온 50대 남성은 “얼마 전 아버지가 코로나에 감염돼 응급실을 찾았는데 대기 시간이 길었고, 나중에는 폐렴 증세처럼 악화해 중환자실에 입원했다가 증세가 완화돼 일반병동으로 옮긴다”며 “응급실로 가도 제때 치료를 못 받을 수도 있다는 불안한 마음이 들어 이번에 퇴원하시면 좀 더 건강관리를 잘 할 수 있도록 신경 써야겠다”며 한숨지었다.

병원 관계자는“의료진 인력 부족 상황이 장기화되면서 평상시의 응급의료센터 진료 기능 유지가 어려운 상황”이라며 “중증 응급환자가 아닌 경우 응급실 진료를 제한하고, 신속한 진료를 위해 인근 병원 응급실 또는 외래 진료를 권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역 다른 대학병원도 상황은 별반 다르지 않았다. 한 대학병원 관계자는 “현재 진료 정상화에 전 의료진이 번 아웃(탈진) 상황에서도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다만, 초진은 의사별 상황에 따라 진료접수 자체를 제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의료계 등에 따르면 전공의 집단 사직부터 최근까지 대구·경북지역 응급환자가 도착한 병원에서 진료를 받지 못해 다른 병원으로 이송된 환자가 250여 명에 이를 정도다. 이 중 10명 중 3명은 다른 시·도로 이송됐다.

특히, 최근 코로나가 재확산하면서 응급 의료 수요는 늘었지만, 병상은 줄어드는 실정이다. 경북대병원 등 대구지역 6곳 응급의료센터의 병상 수는 올해 2월 220개에서 최근 178개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 의료 관계자는 “전공의가 떠난 뒤 극심한 인력부족으로 진료과목 축소 등 지금 응급 진료가 비정상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며 “코로나 재유행 등 위급한 의료 상황에서 정부와 의사단체가 평행선을 달릴게 아니라 하루 빨리 문제 해결을 위한 특단의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심상선기자 antiphs@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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