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가을이 왔다. 하지만 더위가 가시지 않은 곳도 있으니 백로(白露) 철을 맞은 풀잎에는 하얀 서리가 맺힐지…. 물가의 백로(白鷺)가 긴 목을 빼어 들고 갸우뚱거린다. 이제 곡식과 과일이 익어가면 추수하는 기쁨도 있으려니 들국화 향기 퍼드러지는 들판을 거닐며 즐거운 마음으로 추석을 준비해야겠다. 그리고 뜨거운 계절을 이겨온 마음을 모아 문화의 한마당을 꾸며보는 것도 일상에 지친 시민들의 바람이리라.
포항문화재단의 ‘문화꾸러미’를 펼쳐본다. 포항시에는 많은 문화공간이 있는데 포항문화예술회관, 시청 대잠홀, 중앙아트홀 외에도 시립미술관, 포은중앙도서관 및 문화예술 팩토리 등 여러 곳에서 문화 보따리가 꾸며지고 있다.
포항문화예술회관에서는 12일 포항시립교향악단의 제209회 정기연주회 ‘베토벤의 취미는 산책’이 공연되고 26일에는 ‘협주곡의 밤’이 계획되어 있다. 시청 대잠홀에서는 5일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인 ‘벨라미치 퍼블릭합창단 성과연주회’가 있었다. 이는 6세 어린이부터 80세 미만 어르신까지 포항시민 120명이 합창을 통한 세대 간 이해와 교제의 성과물 음악회였다.
포항의 대표적 축제인 ‘칠포 재즈페스티벌’을 빼놓을 수 없다. 29일부터 이틀간 칠포해수욕장 무대에서 재즈의 낭만을 즐길 수 있는 9월 축제로 이름이 나있어 티켓은 예매하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 축제는 국내 젊은 그룹 밴드와 재즈 아티스트 외에 일본의 유명 재즈밴드도 출연하여 오감만족을 통한 가을 낭만을 즐길 수가 있다.
미술 분야의 꾸러미도 보자. 포항시립미술관은 스틸아트 기획전 ‘스틸 플로우’와 장두건 미술상 수상 작가의 영상과 아카이브 작품이 전시되고 있으며 매달 마지막 주 목요일에는 ‘미술관 음악회’가 열려 또 다른 예술의 감흥을 주고 있다. 시립 중앙아트홀에는 여성인권전 ‘행진2024’가 다양한 장르의 작품을 보여주고 있으며, 2층의 인디플러스에서는 국내외 독립영화를 엄선하여 보통 하루 3개씩 상영하고 있는데 관람료가 있으니 보고 싶은 영화를 골라서 보는 즐거움도 찾을 것이다.
시내 중앙동에는 원도심 문화예술 지구인 ‘꿈틀로’ 거리가 있는데 20개가 넘는 공방이 각자의 특이한 작업을 통해 예술인들을 모으고 있으며 ‘Space298’에서는 청년 작가들의 미술품들이 전시되고 있다. 한편 포항북구청의 ‘문화예술 팩토리’에서 20일 포항 생활문화동호회가 펼치는 공연 한마당의 색소폰 오케스트라의 음악에 취해보는 것도 좋겠다. 14일에는 청하에 있는 기청산식물원에서 ‘상사화 음악회’가 열리니 시골바람 쐬며 달려가 붉은 상사화가 하늘대는 풍경을 보면 어떨까.
27일부터 사흘간 포항시립도서관이 주최하는 ‘대한민국 독서대전’이 영일대 해상 누각 앞 마당에서 벌어진다. 초청 작가들의 강연과 북토크뿐만 아니라 창작 뮤지컬과 각종 문학 전시가 있다고 하니 바닷바람 마시며 9월의 문학잔치를 즐겨보았으면 한다.
지난 8월에 장성동의 옛 미군부대 부지 8000여 평에 포항국제전시컨벤션센터 POEX가 착공하여 2년 후에 준공된다고 하니 글로벌 마이스(MICE) 산업 중심도시로 우뚝 서며 문화예술 도시로 거듭나기를 꿈꾸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