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한동훈 대표 “국민 불안 고조”… 민주당에 적극 참여하라 비판<br/>민주 “의협 등 대표성 가진 의료단체 빠지면 출범 무의미” 시각 차이
국민의힘이 의정 갈등 해소를 위해 사활을 걸고 있는 ‘여야의정 협의체’구성에 난항을 겪고 있다. 이에 일부 의료단체만 우선 참여하는 ‘개문발차’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다만 의료단체별 이견과 야당과의 시각차를 좁히지 못하면서 추석 전 출범이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는 12일 경기 안성에서 열린 현장최고위원회의에서 “여야의정 협의체는 국민의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 신속하게 출범해야 하고, 가능하면 추석 전에 모이는 모습이라도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더불어민주당을 향해 “협의체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라”며 “민주당은 의협(대한의사협회) 같은 단체가 들어오지 않으면, 웬만한 단체가 다 들어오지 않으면 협의체를 출발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한 대표는 또 이날 오후 국회에서 지역·필수의료체계 개선을 위한 당정협의회에서 재차 추석 전 여야의정 협의체 출범을 주장하며 “머릿수대로 투표해 결정하고 강제하는 협의체가 아니라 당사자들끼리 모여 대화를 시작하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추석을 앞두고 응급의료 공백에 따른 국민 불안이 고조되자 정치권과 의료계가 모여 최소한의 대화라도 해보자는 취지다.
이날 당정협의회에 앞서 국민의힘 김상훈(대구 서) 정책위의장은 의대 학장들로 이루어진 단체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의 이종태 이사장과 비공개 회동했다. 이 자리에서 김 의장은 여·야·의·정 협의회 참여를 독려한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김 정책위의장은 “여야의정 주체별로 3∼4명 정도를 야당과 협의해 왔기 때문에 3∼4개 의료단체가 참여해준다면 출범할 수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의료계 일부가 참여한다면 협의체를 일단 ‘개문발차’하자는 의미로 풀이된다.
반면, 민주당은 지금 참여 의사를 밝힌 단체만으로는 협의체 출범은 무의미하다고 보고 있다. 민주당 강유정 원내대변인은 이날 정책조정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실질적으로 영향력을 가진 의료단체가 들어와야 갈등이 해소된다”며 “최소한 의협이나 대표성 가진 단체들이 들어오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 박주민 의료대란대책특위원장도 “협의체를 만드는 이유는 현재의 의료 공백을 해결하고 의료 교육을 정상화하는 것”이라며 “그런 상황을 실제로 만들 수 있는 단체들이 들어와야지, 개문발차만이 능사가 아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그는 여야의정 협의체 출범 지연 원인으로 정부·여당 내부의 엇박자를 지목하기도 했다.
실제 한 대표는 여야의정 협의체 추석 전 출범을 강조하며 2025년도 의대 정원 조정에 대해서도 열어놓고 논의할 수 있다는 입장이지만 한덕수 국무총리는 대학 입시에 미칠 혼란을 우려해 2025년도 정원 조정은 어렵다는 입장이다. 여기에 의료계는 2025년도 증원안 유예가 협상 테이블에 오르지 않으면 나설 이유가 없다고 맞서 갈등의 골이 깊어지는 모양새다. 이 때문에 여야의정 협의체가 추석 전 출범을 위해 타협점을 찾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박형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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