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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대통령, 韓 대표 독대요청 거부… 당정 갈등 우려

박형남기자
등록일 2024-09-23 20:11 게재일 2024-09-24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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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여당 지도부 만찬 회동<br/>대통령실 “신임 지도부 격려·체코 성과 공유, 만찬하는 자리”<br/>홍준표·이철우 등 친윤계 “당 협력보다 자신입지 우선” 비판

대통령실은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 지도부 간 만찬 회동에 앞서 한동훈 대표가 독대를 요청한 데 대해 “별도 협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이 한 대표와 따로 만나지 않겠다는 의미로, 사실상 독대를 거부한 것으로 해석된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23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내일은 신임 지도부를 격려하는 자리로, 한 대표와 독대는 별도로 협의할 사안”이라고 말했다.

만찬 전 추경호(대구 달성) 원내대표 등 지도부와 별도 차담 가능성에 대해서도 “현안들에 대한 논의가 자연스럽게 나올 수 있을 것”이라며 “하지만 당 지도부가 완성된 이후 하는 상견례 성격이 더 강하다”고 설명했다.

다만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과 한 대표 간 독대 불발로 인해 갈등설이 불거지는 것을 의식한 듯 독대가 완전히 무산된 것은 아니라고 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한 대표와 독대를) 꼭 내일 해야만 독대가 성사되는 것은 아니지 않는가”라며 “독대와 관련해 추후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당정이 협의하는 과정에서 언론에 나온 것으로 불협화음이라는 해석도 있지만 협의하는 과정에서 벌어진 일”이라며 “계속 소통하고 접점을 찾아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정치권 안팎에선 ‘윤석열-한동훈 갈등’이 증폭된 상황에서 독대 여부가 당정 갈등을 가늠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대통령실이 한 대표의 독대 요청을 거부한 것은 이번 만찬을 통해 여당 지도부와 체코 공식 방문과 외교 성과를 공유하고 후속 조치를 공유하는 데 방점을 뒀는데, 자칫 독대 문제로 이같은 노력이 가릴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독대를 하게 되면 한 대표 입장에서는 낮은 지지율로 국민의힘 내부 위기감이 커지는 상황에 개인 존재감을 부각시킬 수 있지만 윤 대통령은 의대정원 조정 불가 입장이 확고해 오히려 리스크만 안을 수 있다는 판단도 한 것으로 보인다.

친윤계 중심으로 한 대표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당정이 협력해 현안을 해결하기보다는 자신의 입지만 고려했다는 것이다.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은 “항상 이견이 조율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독대 사실을 알리지 않는 것이 관례”라며 “한 대표 측은 언론 플레이가 너무 잦은 것 같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일을 성사시키는 데 주안점이 있는 게 아니라 ‘내가 무슨 말을 했다’여기에 방점이 있는 거 같다”고 주장했다.

홍준표 대구시장도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당 장악력이 있어야 믿고 독대하지 당 장악력도 없으면서 독대해서 주가나 올리려고 하는 시도는 측은하고 안타깝다”고 비판했고, 이철우 경북지사도 “여당 대표는 독대 신청도 은밀히 해야 하고 설사 독대를 하더라도 신뢰관계가 돈독하지 못하면 사진 외에는 남는 것이 없을 것이므로 독대보다 신뢰관계 회복이 우선되기를 희망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대통령실은 의과대학 정원 문제와 관련, 2025학년도는 입시가 시작돼 정원 조정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며 2026학년도부터는 의료계가 합리적 의견을 제시하면 원점에서 논의할 수 있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여야의정협의체를 조속히 가동하기 위해 의료계를 설득하고자 당정이 같은 마음으로 협력하고 있다”며 “정부는 당과 협조하며 의료계가 신속히 대화의 장으로 나올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박형남기자 7122love@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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