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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지도부 만찬 ‘친한vs친윤’ 상반된 평가

박형남기자
등록일 2024-09-25 19:46 게재일 2024-09-26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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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정 간 불화만 키운 빈손 회동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25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세미나를 마치고 나와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 등 지도부의 만찬을 놓고 친한계와 친윤계가 다른 평가를 내놓고 있다.

친한계는 윤 대통령과 한 대표의 독대 필요성을 강조한 반면, 친윤계는 충분히 대화할 수 있는 분위기라고 했다. 다만 정치권 일각에서는 전날 만찬에서 의료 개혁·김건희 여사 의혹 등 현안에 대한 논의가 이뤄지지 않으면서 빈손 회동이라는 지적과 함께 당정 간 불화만 키웠다는 평가가 나온다.

국민의힘 김종혁 최고위원은 25일 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대통령실과 당이 상황에 대한 인식이 서로 다른 것 같다”며 “의료 개혁도 당 입장은 굉장히 심각하다는 것이고, 대통령실은 ‘개혁이니까 그냥 밀고 가야 한다’라는 입장인 것 같다”고 했다.

그는 이어 “김 여사 의혹도 당에서는 근본적인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생각이 있지만 대통령실에서는 허위 사실이니까 당에서 적극적으로 나서서 막아줘야 한다는 입장이 강한 것 같다”며 “상황인식이 서로 다르다 보니 이렇게 껄끄러운 부분들이 연출되는 것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윤상현 의원은 KBS 라디오에서 “대통령실과 당 대표실의 주파수가 너무 다른 것 같다”며 “대표실 입장에서는 만찬에서 현안 논의를 하고 싶어 했고, 대통령실은 원전 등 외교 성과를 설명하려고 생각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집권 여당은 대통령이 가장 중요하고, 당에서 정부의 외교·경제적 성과를 뒷받침해주면서 민심도 전해야 바람직한 당정관계가 된다”며 “안타깝다”고 했다.

당내에서는 윤 대통령과 한 대표의 독대가 불발된 것을 두고 아쉽다는 반응이다. 만찬에 참석한 장동혁 최고위원은 S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실외에서 다수가 만찬을 하는 상황이어서 현안을 논의할 분위기가 아니었기 때문에 독대가 안된 점이 더 아쉽다”며 “대통령과 여당 대표가 만나 정국을 풀어갈 수 있는 허심탄회한 대화를 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김종혁 최고위원도 “한 대표는 오후 6시 만찬장에 일찍 도착했다. 혹시라도 대통령이 일찍 와서 ‘나하고 잠깐 얘기합시다’라고 하는 상황을 내심 기대했던 것 같다”며 “만찬 이후에도 한 대표는 대통령이 (따로) 보자는 것을 기대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반면, 김재원 최고위원은 MBC 라디오에서 “만찬이 의료계혁 문제로 한차례 연기됐고 대통령 체코 순방 기간에 한 대표의 인터뷰, 독대 요구가 있었다”며 “어제는 그나마 서로 간에 약간의 신뢰는 회복하는 계기가 되지 않았는가. 그런 면에서는 굉장히 만족스럽다고 평가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김 최고위원은 한 대표가 발언할 기회를 얻지 못했다는 주장에 대해선 “한 대표께서도 바로 대통령을 마주보고 이야기하면서 이야기를 꺼낼 수 있는 기회는 충분히 있었다. 말도 못하게 막는 분위기였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한 대표 스스로는 이 자리에서는 이야기하지 않겠다는 생각을 한 거 아닌가 그렇게 본다”고 말했다.

특히 친윤계는 한 대표가 독대를 공론화하는 것에 대해 불편하다는 입장이다. 친윤계 한 의원은 “국민이 보기에 대통령과 여당 대표 사이에 얼마나 신뢰가 없으면 공개적으로 독대 요청을 하느냐는 말이 나올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재원 최고위원도 “독대 요청을 한 것이 만천하에 공개가 돼 있는데 이게 잘 안 받아지면 대통령이 여론을 전달하려고 하는데 귀를 닫고 있다 이렇게 비판을 받을 소지를 공개적으로 만들어 놓는 것”이라며 “어려운 국면으로 대통령을 자꾸 궁지에 몰아넣는 것이라 생각할 수가 있다”고 했다.

/박형남기자 7122love@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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