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대통령실에 윤석열 대통령 독대를 재차 요청했다. 윤 대통령과 국민의힘 지도부 간 만찬 자리에서 주요 현안을 논의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한 대표의 독대 요청에 대통령실에서는 불편한 기류가 감지되는 가운데 독대를 수용할 지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한 대표는 25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윤 대통령과 중요한 문제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논의할 필요가 있다”며 윤 대통령과 독대 의지를 드러냈다. ‘어제 독대 재요청 이후 대통령실의 응답을 받았나’라는 기자들의 질문에 한 대표는 “조금 기다려달라”고 답변했다. 전날 한 대표는 만찬 직후 독대가 불발되자, 대통령실 홍철호 정무수석에게 윤 대통령과의 독대를 재요청했다.
독대가 이뤄진다면 2025학년도 의대정원 재검토, 김건희 여사 문제 등이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집권 여당 대표로서 대통령에게 독대 요청은 자연스러우나 전달 과정에서 자신의 입장만 드러내 갈등만 부각된다면 야당에 공격당할 빌미만 줄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반대로 독대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윤석열-한동훈 갈등과 윤 대통령의 불통 이미지만 부각될 수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대통령실에서는 한 대표의 독대 요청을 받아들이기도 외면하기도 어려운 처지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독대 요청이) 어제 밤에 이뤄진 일 아니냐. 대통령에 보고가 되고 논의를 해야할 일”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현재로선 입장이 없다. (한 대표로부터 독대 요청을 받은) 정무수석이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했다.
다만 대통령실 내부에서는 언론을 통해 알려진 독대 제의 등에 대해 불편한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나아가 한 대표 측에서 발언권을 얻지 못했다고 주장한 것에 대해 대통령실 관계자는 “사실이 아니다”고 밝혔다. 이런 상황을 종합했을 때 윤 대통령과 한 대표 간 독대가 당장 이뤄질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박형남기자 7122love@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