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김대남 전 행정관 스스로 거취 고민할 시기”
대통령실 행정관 출신인 김대남 SGI서울보증 상근감사 거취에 대해 여권 내 의견이 분분하다.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에 대한 공격 사주 의혹에 이어 비서관 사칭 논란 등 문제가 불거지면서 사퇴 요구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대통령실에서부터 김 전 행정관이 자리를 유지하는 게 부적절하다는 의견이 나오는 상황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4일 “김 전 행정관이 자리를 유지하는 걸 누가 납득할 수 있겠느냐”고 말하며 김 전 행정관이 스스로 거취를 고민할 시기라고 운을 띄웠다. 그러면서 이 관계자는 “외부에서 서울보증보험 인사에 관여할 수는 없지만, 스스로 결단할 문제”라고 밝혔다.
김 전 행정관은 지난해 10월 대통령실을 퇴직하고 수억원대 연봉을 받는 SGI서울보증보험 상임감사위원으로 임명되면서 ‘낙하산’ 인사라는 지적을 받기도 했는데 대통령실은 추천한 바 없다는 입장을 내놓은 바다.
김 전 행정관은 유튜브 채널 ‘서울의소리’가 녹취록을 공개하면서 논란에 휩싸였다. 녹취에 따르면 김 전 행정관은 지난 7·23 국민의힘 전당대회를 앞두고 서울의소리와 통화에서 “김건희 여사가 한동훈 후보 때문에 죽으려고 한다. 이번에 잘 기획해서 (한 후보를) 치면 여사가 좋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화는 한 대표에 대한 공격 사주 의혹으로 불거졌다.
또 김 전 행정관이 대통령실 재직 시절 상위 직급인 ‘비서관’을 사칭해 공직기강비서관실의 감찰을 받았던 사실도 드러나면서 논란을 떠나 직위 유지할 자격이 없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김 전 행정관은 지난해 2월 전광삼 당시 시민소통비서관이 근무하고 있는 상황에서 자신이 잠시 맡았던 ‘시민소통비서관 직무대행’ 명함을 외부에서 계속 사용했고, 비서관 자격으로 외부 행사에서 축사를 하기도 했다.
이런 이유로 대통령실은 김 전 행정관의 직위에 대한 법적 권한은 없으나 공직자 자질, 국민적 눈높이를 감안해 스스로 거취를 결정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놓은 것으로 풀이된다.
국민의힘에서도 김 전 행정관 사퇴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점점 커지는 상황이다. 한 대표는 3일 “국민들은 보안 의식, 공적 의식이 형편없는 사람이 중요 공공기관의 임원으로 계속 근무하는 것과 거기에 임용된 것 자체에 대해 이상하다고 생각할 것”이라며 김 전 행정관의 SGI서울보증 상근감사위원직 사퇴를 요구했다.
당내에서도 김 전 행정관이 사퇴하고 끝내는 것이 정치적 도리라는가 하면 김 전 행정관이 사퇴하지 않을시 용산 비호설이 돌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 가운데 김 전 행정관 논란과 관련해 신중론도 제기되고 있다. 당내에서 사안을 키우는 양상이란 지적이다.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은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인터뷰에서 “한동훈 후보를 불리하게 하려고 했던 것인데 이런 행위는 다시는 있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을 한다”면서도 “그런데 이 문제를 왜 지금 지도부가 이렇게 키우느냐. 친한(친한동훈계)들이 지금 계속 하는 얘기들을 보면 결국 이거는 뒤에 배후가 있다. 그래서 처음에는 꼭 대통령실이 배후인 것 같은 느낌이 들게 이야기를 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진상조사를 할 수도 있겠지만 이걸 대표의 워딩으로 이렇게까지 대표 측근들이 모두 나서서 이렇게 큰 이슈를 키워야 되느냐. 일단 그 의도를 잘 모르겠고, 이렇게 시끄럽게 하는 것 자체가 해당행위가 될 수 있다고 본다”고 우려했다.
김재섭 의원 역시 SBS라디오와 인터뷰에서 “일단 시동은 걸렸으니 진실 규명은 해야겠지만 개인적으로 한 대표가 김대남 녹취록과 관련해 공력을 너무 많이 쓰는 느낌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만약 대통령실에서 배후 지시가 있었던 거라면 나도 참지 않겠다, 이런 분명한 시그널을 주기 위해 공력을 많이 쓰는 느낌”이라고 의견을 피력했다.
한편 김 전 행정관은 일부 언론을 통해 사퇴 의사가 없음을 밝혔다. 이와 함께 법률대리인인 유정화 변호사를 통해 “대통령실 관계자 추천으로 서울보증에 들어갔다거나 제가 여러 군데 중 한군데를 찍어서 어딜 갔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대통령실 특혜는 없었다고 해명했다.
/박형남기자 7122love@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