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오전 대통령의 담화가 예정돼 있다”.
5일 오전 대구·경북(TK) 한 의원이 지인 및 지지자들에게 전한 말이다. 그러나 이 의원의 말은 이뤄지지 않았다. 국민의힘 지도부를 중심으로 윤석열 대통령이 사과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면서 이날 오전 윤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 대통령실 출입기자들도 대기 상태였다. 하지만 윤 대통령으로부터 이날 대국민 사과나 추가 담화를 들을 수 없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언론 공지를 통해 “오늘 입장 발표는 없다”고 밝혔다.
정치권에서는 다소 의아하다는 반응이다. 국민의힘 안팎으로부터도 대통령 탄핵 소추에 대한 이탈표가 나올 것을 대비해 윤 대통령이 대국민 담화를 통해 여당의 요구를 일부 수용하는 내용의 사과를 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었던 것. 용산 사정에 누구보다 밝은 국민의힘 권영세 의원이 “(윤 대통령) 담화에 대해 검토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던 터라 사과를 담은 담화를 하지 않는 부분이 궁금증을 더하고 있다.
대통령실 내부에서도 이를 두고 논란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대국민 담화를 통해 사과하고, 국회를 장악할 의도가 없고, 야당에 대한 경고성 메시지였다'고 설명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는 반면 '야당 때문에 비상계엄을 선포한 것이라는 인식을 확대 재생산할 경우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주장이 공존하고 있다는 것.
윤 대통령이 전날인 4일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 등 여당 지도부와 긴급 회동에서 “내가 잘못한 것은 없다”는 취지와 함께 야당의 폭거로 어쩔 수 없이 일어났다고 강조한 사실이 전해지면서 대통령실 참모들도 사과담화를 해야한다는 의견을 내기가 쉽지 않다는 해석도 있다.
일각에선 윤 대통령이 대국민 담화를 통해 사과를 하더라도 정국상화을 지켜보기 위해 일단은 야권의 하야 요구, 탈당 문제 등 민감한 부분에 대한 언급은 하지 않고 넘어갈 것이란 관측도 있다.
/박형남기자 7122love@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