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대구시장이 탄핵 정국 이전에 윤석열 대통령에게 두 차례에 걸쳐 책임총리제를 건의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답은 듣지 못했다고 했다. 19일 공개된 월간조선과 가진 인터뷰 내용이다.
그는 인터뷰를 통해 “지난 8월 윤 대통령한테서 전화가 왔다”며 “그때 내가 ‘내정이 힘들면 대구시장 그만두고 올라가서 도와드리겠다. 대통령은 외교와 국방만 하시라. 이원집정부제 형태로 책임총리 도입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건의했다”고 말했다. 그러자 당시 윤 대통령은 ‘실장(정진석 비서실장)하고 의논하겠다”고 해 “그러면 외부에 공개된다. 대통령 본인이 결심했을 때 발표하라. 하지만 빨리 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고 했다. 또 지난 10월에는 자신이 윤 대통령에게 문자를 보내 ‘박근혜처럼 될 수가 있다. 빨리 책임총리제를 도입하고 국정 쇄신하라. 대통령실도 바꾸고 내각도 전면 개편하라. 처음 취임했을 때처럼 새로운 사람으로 하라. 내가 도와주겠다’고 했다”고 했다. 그러나 두 번 다 윤 대통령의 최종 대답은 듣지 못했다고 했다.
홍 시장은 “난들 (대구시장을 그만두고) 중간에 올라가고 싶겠나”라며 “내가 한번 해보고 싶은 것은 국가 경영인데, 역대 총리 중에서 대통령이 된 전례는 없다. 총리가 대통령이 되지 못하는 것은 자기가 몸담았던 정권과 공동 책임을 져야 하기 때문”이라고 반문했다.
홍 시장은 대구시장으로 온 이유도 밝혔다. 그는 “내가 왜 경선에서 패배한 이후 대구시장으로 내려왔겠나”라며 “이 정권이 잘할 것 같지는 않으니 여기서 준비하고 역량을 갖춰서 4년 뒤에 올라가겠다는 생각에서였다”고 했다. 홍 시장은 일찍부터 윤석열 정권의 장래를 비관했다고도 했다. 그는 “2021년 11월 29일 낸 보도자료에서 ‘이재명이 되면 나라 망하고 윤석열이 되면 나라가 혼란스러울 것이다. 그러나 나라 망하는 것보다 혼란스러운 게 낫지 않겠나’라고 했는데 내가 예측한 대로 지금 되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차기 대선 출마 속내도 털어놨다. 홍 시장은 “대선 국면이 되면 대선 후보가 당무를 다 하게 된다. 우리 당에는 아직 오세훈 서울시장도 있고 나도 있으니 충분히 대선 치를 능력이 될 것”이라며 “하지만 (나는) 박근혜 탄핵 때 ‘탄핵 대선’을 치러봤기 때문에 경험 있는 사람은 결국 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어차피 내가 다시 한 번 대선에 나갈 거라는 건 국민 대부분이 알고 있을 것”이라면서 “지금 대한민국의 정치는 노무현 전 대통령 이후로 전부 진영 대결이 됐다. 아무도 그걸 깨지 못하고 있는데 이번 대선을 통해 한번 깨보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박형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