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11개 시·군 69개소로 확대<br/>더 촘촘한 ‘경북 육아 환경’ 조성
경산 A기업에 근무하는 B씨는 5세와 8세의 자녀가 있다. B씨는 평소 출근하면서 첫째는 초등 돌봄터에 데려다주고, 다시 인근 어린이집에 둘째를 데려다줬다. 이렇게 아침마다 왔다 갔다 하다보니 아이들과 실랑이 하느라 B씨의 출근에도 지장이 생겼다. 그런데 K보듬 6000이 아파트 1층에 생기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아침 출근길 아이 둘과 손잡고 걸어가 왼쪽의 영유아 돌봄시설에는 첫째를, 오른쪽의 초등 돌봄시설에는 둘째를 맡기면서 등원, 출근길이 훨씬 쉬워졌다.
경북도가 부모와 아이 모두가 안심할 수 있는 육아 환경 조성을 위해 2024년 하반기부터 ‘함께 키워요! K보듬 6000’ 프로젝트를 시범 추진해 부모와 아이 모두에게 호평을 받고 있다.
경북도의 저출생 극복 핵심 돌봄 대책인 ‘K보듬 6000’은 올해 포항, 안동, 구미, 경산, 예천, 김천, 성주 등 7개 시·군에 53곳에서 운영, 부모의 양육 부담을 덜어주면서 아이에게 안전하고 따뜻한 돌봄 환경을 제공했다.
특히, 맞벌이 가정과 특수한 근무 환경을 가진 부모들을 위해 오전 7시 30분부터 자정까지 연장 운영 체계를 도입하고 야간과 주말 돌봄을 강화해 부모가 언제든지 안심하고 아이를 맡길 수 있게 했다.
돌봄시설을 이용하는 아이들은 전문성을 갖춘 돌봄 교사의 세심한 보살핌을 받으며 다양한 교육, 놀이 활동을 경험한다. 또한, 지역 자원봉사자의 재능 나눔 서비스, 자율방범대와 의용소방대의 안전 이동 동행, 친환경 간식 제공 등 종합적인 지원 체계로 부모들이 필요한 요소를 충족시키고 있다.
19일 경북도에 따르면 K보듬 6000은 평균적으로 주간 30명, 평일 야간 5명, 주말과 공휴일 10명 정도 시설을 이용하고 있다. 2024년 7월부터 11월까지 야간과 주말·공휴일에만 1만6680명이 시설을 이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B씨는 “친환경 간식도 주고 아이가 좋아하는 양질의 프로그램을 아침부터 저녁 늦게까지 하는 덕분에 가끔 야근해야 할 때도 마음의 짐을 덜고 있다”며 “어떨 때는 선생님, 친구들과 프로그램을 더 해야 하니 아침에 빨리 가자고, 저녁엔 늦게 오라고 할 때도 있다”고 밝혔다.
이에 경북도는 2025년 기존 성과를 바탕으로 더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지원책을 마련해 부모와 아이의 요구에 맞춘 촘촘한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고, 육아에 대한 사회적 책임을 더욱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기존 7개 시군 53개 돌봄센터에서 16개소를 추가 확대해 11개 시·군 69개소로 운영을 확장하며, 연중 수요조사를 통해 희망 시·군 전부에 대해서 운영을 확대한다. 이 중 6개소는 아파트 1층을 활용해 0세 특화반을 운영하며, 출산 후 첫돌까지 부모가 가장 힘든 시기에 아이와 부모가 함께 하면서 부모의 육체적·심리적 피로를 덜어주는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여기에 주 1~4회 외국인 보듬교사를 운영해 생활과 놀이 중심의 자연스러운 학습을 지원하고, AI를 활용한 교과 학습 지원과 초등학교 입학을 앞둔 아이들을 한 한글 학습 프로그램도 제공하고, 선진지 견학, 문화 체험, 스포츠활동을 포함한 다양한 특화프로그램으로 아이들의 성장과 경험을 지원한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K보듬 6000 프로젝트는 단순히 아이를 맡기는 시설을 넘어, 부모와 아이가 모두 행복한 환경을 만들기 위한 사회적 책임의 일환”이라며 “부모들은 아이를 언제든지 믿고 맡길 수 있는 곳이 생겨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다는 만족감을 전하고 있다”고 말했다.
/피현진기자 phj@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