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큐멘터리 사진은 기록성과 현장성을 중시해 인간과 민중의 삶을 특별한 앵글 속에 담는다. 사물의 진실한 모습을 보여주고, 사회 양상의 속살을 드러냄으로써 보는 사람들에게 메시지를 전달해 설득하고 교화하는 역할을 한다.
국내 다큐멘터리 사진가 단체 온빛다큐멘터리(회장 김성민)는 온빛사진상 올해 수상 작가들의 작품을 지난 20일부터 31일까지 포항 갤러리 웰에서 전시하고 있다. ‘온빛사진상’은 지난 2011년부터 온빛다큐멘터리가 매년 수상작을 선정하고 있다. ‘사실적인 기록 사진’에 기반하면서도 ‘작가의 세계관을 보여줄 수 있는 사진’을 선정한다.
올해로 13회를 맞은 국내 유일 다큐멘터리 사진상인 온빛사진상은 국내 다큐멘터리 사진의 활성화를 위해, 의미 있는 얘기를 발굴해 사진으로 기록하고 세상과 소통하는 사진가를 매년 선정 발표하고 있다. 특히 올해는 참신한 주제와 스타일을 추구하는 사진가를 지원하고자 온빛-씰리 상을 신설했다. 이번 전시는 △온빛-후지필름상 △온빛-혜윰상 △온빛-씰리 상 수상작품들을 광주, 서울, 대전, 대구, 포항 등 5개 도시에서 선보이는 순회 전시의 일환이다.
온빛-후지필름상을 받은 이희훈의 ‘고립생(生) 고립사(死)’는 한국 사회의 고질적 문제인 대도시의 빈곤과 사회로부터 격리된 삶을 이어가다 끝내는 고독하게 생을 마감하는 사람들의 얘기를 담아낸 생생한 목격담이다. 이희훈의 수상 작품에는 2011년부터 빈곤과 고립의 삶을 살아야 했던 이들을 기록한 22장의 사진이 담겨 있다. 작품의 배경은 ‘빈곤의 역사’를 오롯이 담고 있는 쪽방촌, 고시원, 독거노인의 방, 무연고 사망자의 영안실과 묘 등이다.
온빛-혜윰상 수상작인 한상무의 ‘포트레이트 오브 차일드 인 다카(Portrait of Child in Dhaka)’는 가난에서 비롯되는 따른 교육 부족, 가정 내 폭력 등의 문제와 함께 노동 현장에서 고된 삶을 살아가는 방글라데시 다카 어린이 노동자들의 현실을 친근하면서도 날카로운 시선으로 비쳐준다. 한상무 사진가는 전 세계 어린이의 다양한 삶을 사진으로 기록해 유니세프로부터 한국인 최초로 특별상을 받은 유명 사진가다.
또한 온빛-씰리 상에 선정된 심규동의 ‘1인 가구’는 세대 갈등, 빈부 격차, 결혼과 저출산, 고령화, 도시 집중 등 현재 대한민국이 안고 있는 다양한 사회 문제를 1인 가구의 공간에서 찾아내어 공감의 메시지로 전달한다.
김성민 온빛다큐멘터리 회장은 “세 작품은 서로 다른 외양을 보이지만, 다큐멘터리 사진의 근간이라 할 수 있는 사회적 문제에 대한 관심과 관여에서 출발했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며 “이번 전시가 사진 속에 그려진 사회 문제를 우리가 함께 고민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길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김 회장은 이어서 “‘온빛다큐멘터리’는 대중적 주목을 받지 못하는 의미 있는 스토리를 발굴, 사진으로 기록하여 사회적 소통과 공감을 이루고자 한다. 동시대인의 삶에 대한 정보 공유, 인간 삶에 대한 깊은 이해와 공감에서 비롯하여 한 단계 성장할 수 있는 사회적 변화에 소중한 밑거름이 될 수 있기를 소망한다”고 전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