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대개조 개헌 토론회’ 개최<br/>4년 중임제 제도화한 후 내각제<br/>선 개헌 후 정치·선개헌 후 대선<br/>23대 총선 때 국민투표 실시 제안<br/>비명계, 계엄 방지 원포인트 개헌<br/>李 대표 결단할 경우 국민투표도
국민의힘이 6일 개헌 토론회를 개최했다.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는 이날 주호영(대구 수성갑) 국회부의장을 당 개헌특별위원장에 임명하고, 다음주 당 개헌특위를 출범시켜 개헌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국민의힘은 개헌을 통해 정국의 주도권을 확보하는 동시에 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압박하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국회 국방위원장인 국민의힘 성일종 의원 주재로 이날 국회에서 열린 ‘국가대개조를 위한 개헌 토론회’에서 원로들이 “다음 대선 출마자들이 개헌에 대해 분명한 약속을 할 수 있도록 압력을 행사해야 한다”고 했다.
국민의힘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은 “4년 중임제 대통령이란 건, 중임을 위해 어떤 짓을 할지 아무도 알 수 없다”면서 “의회와 정부가 가장 안정적으로 같이 갈 수 있는 시스템이 내각제”라고 주장했다.
민주당 출신 김진표 전 국회의장은 단계적 개헌을 제안했다. 김 전 의장은 “이번 대선에서 뽑은 대통령의 임기는 양당과 후보자가 합의해서 3년으로 한 뒤, 3년 뒤 대선과 총선이 같이 치러지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지금 한 번의 개헌으로 내각제로 가는 건 실현 불가능하다”며 “먼저 4년 중임제를 제도화시켜 놓고, 3년간 국민을 설득해서 내각제로 가는 게 현실적 접근법”이라고 강조했다.
정대철 헌정회장은 대선 이전 개헌을 해야한다고 했다. 그는 “87년 이후 권력 추구자들이 전부 개헌해야 한다고 해놓고, 38년 동안 못 하고 있다”며 “이대로 나가면 또 물타기 할 가능성이 충분히 있기 때문에 선 개헌 후 정치, 선 개헌 후 대선을 해야 한다”고 했다.
홍준표 대구시장 등도 개헌 구상을 밝힐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홍 시장은 ‘좌우 극단 갈등 종식에 방점을 둔 4년 중임제’와 함께 23대 총선 때 개헌 국민투표를 함께 실시하는 방안도 고려 중이라는 말이 흘러나온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중앙 권력을 지방으로 대거 이양하는 ‘권력 분산형 개헌’을 구상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민주당에서는 비명계를 중심으로 개헌 주장이 나오고 있다. 김경수 전 경남지사는 “다음 정부 출범 전 계엄을 방지할 수 있는 원포인트 개헌이 필요하다”고 했고, 김두관 전 의원은 “지금이 개헌의 가장 적기다. 이재명 대표가 결단할 경우 조기 대선이 있다면 (개헌을) 국민투표까지 부칠 수 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이같은 여론을 바탕으로 탄핵 정국에서 수세에 몰렸던 분위기를 반전시키고, 이 대표를 압박하겠다는 입장이다. 실제 이날 토론회에서 이 대표를 겨냥한 발언이 나오기도 했다. 정대철 헌정회장은 “이 대표와 통화를 했는데 ‘(개헌은) 시간을 너무 끌어서’라고 어쩌고 그러더라. 그래서 ‘(개헌을) 단시간 내에 해낼 수 있다’고 했다. 반드시 선개헌, 후대선을 해야 한다”며 이 대표와 통화 내용을 전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이 대표 빼고 사실상 여야 정치권 모두 개헌의 필요성을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라며 “전체적인 분위기가 무르익었다고 본다”고 했다. /박형남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