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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중립 교실’

남광연 기자
등록일 2025-04-24 18:38 게재일 2025-04-25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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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광현 대구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요즘 대구광역시 교육청을 중심으로 ‘탄소중립 교실’을 조성하려는 노력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탄소중립 교실’이란 학교에서 탄소 배출을 최소화하고, 남은 탄소는 흡수하거나 상쇄하여 순배출량을 ‘0’으로 만드는 친환경적 학습공간을 말한다. 학생들은 일상 속에서 에너지 절약, 나무 심기 같은 탄소흡수 활동을 직접 실천하며 배우게 된다. 현재의 기후 위기는 미래 세대, 즉 지금의 학생들에게 심각한 영향을 미칠 문제이다. 따라서 학교는 이런 위기에 대응할 수 있는 핵심 역량을 기르는 출발점이 되어야 한다.

하지만 대구경북 지역의 현장을 살펴보면, 아직 ‘탄소중립 교실’ 운영은 일부 학교에 국한되어 있고, 체계적인 지원이나 확산 전략이 부족한 실정이다. 이제는 모든 학교가 일상 교육 속에서 탄소중립을 자연스럽게 실천할 수 있도록, 보다 적극적이고 체계적인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탄소중립 교실’을 효과적으로 운영하기 위해서는 단순한 이론 교육을 넘어, 학생 참여 중심의 체험형·프로젝트형 프로그램이 필수적이다. 예를 들어, 학교 내 에너지 사용량을 조사해 절감 방안을 제시하거나, 텃밭을 가꾸며 탄소흡수 활동을 실천하는 프로젝트 등이 있다. 이 과정에서 학생 자치회가 중심이 되어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실행하며, 결과를 공유하는 방식은 자발성과 책임감을 높이는 좋은 방법이다. 실제로 일부 학교에서는 학생들이 스스로 ‘탄소중립 주간’을 기획해, 교내 플로깅(plogging) 캠페인, 제로웨이스트 급식 주간을 운영하기도 한다.

또한 교과 수업과 비교과 활동을 통합하여, 과학 시간에는 기후변화를 배우고, 국어 시간에는 탄소중립 실천 일기를 쓰는 식으로 다양한 교과목과 연계하는 전략도 중요하다. 이렇게 하면 ‘탄소중립 교실’은 학생들의 생활 깊숙이 스며들어 자연스러운 문화로 자리 잡을 수 있다.

대구시교육청은 ‘생태전환교육 실천학교’를 중심으로 ‘탄소중립 교실’을 확산시키려는 정책을 추진 중이다. 이러한 정책과 ‘탄소중립 교실’ 운영을 효과적으로 연계하려면 몇 가지 전략이 필요하다. 우선 탄소중립 학생위원회, 생태 리더 양성 과정 등 학생 주도 프로그램을 강화해 학생들이 스스로 변화를 이끄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그리고 학교장 리더십을 키워 학교장이 ‘탄소중립 교실’ 운영을 학교경영의 핵심과제로 삼고, 교사와 학생들을 적극 지원하는 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 교내 탄소중립위원회를 공식적으로 운영하거나, 교직원 워크숍을 통해 기후 위기 대응 역량을 강화하는 방법 등이 있다.

‘탄소중립 교실’은 단순한 프로그램이 아니라, 학교 문화를 바꾸고 지역사회의 변화를 이끄는 작은 씨앗이다. 대구경북은 ‘탄소중립 교실 실행 가이드’를 마련하고, 학교별 성공 사례를 브랜드화하여 전국적인 모델로 확산시켜야 한다. 처음은 소박할 수 있지만 한 학급에서 시작한 작은 실천이 교내로, 지역사회로 퍼져나갈 수 있다. 학생이 주도하는 작은 변화가 쌓이면, 학교 전체가, 나아가 지역사회 전체가 탄소중립 문화로 바뀌게 된다. 이제 대구경북은 ‘학생이 바꾸는 탄소중립 학교문화’를 선도하는 중심지가 되어야 한다. 그 출발점이 바로, 오늘 우리가 만드는 ‘탄소중립 교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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